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면지에 색색으로 다채로운 물감 방울이 찍혀 있다. 그 빛깔처럼 예쁘고 고운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다. 글 한 줄 없이 수채물감처럼 잔잔하게 물드는 감동을 준다. 마음이 오고 가는 과정이 그저 아름답다.
실수로 누군가의 노고를 망쳐 버렸다면 너무 미안할 것이다. 나의 노고를 누군가 부주의하게 망쳐 버렸다면 너무 화가 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 자주 놓인다. 때에 따라 사과하기도 하기도 하고 미처 사과를 하지 못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 용서를 하기도 하고 용서를 하지 못하기도 한다.
마음이 오고 가는 여정은 비슷해 보이지만 같지 않다. 그 여정이 잘 맞지 않아 어긋나기도 쉽다. 이제 여정을 욕심 부리지 않는다. 욕심을 놓으니 이제 저 그림의 아이들처럼 되는 것 같다. 철이 든다는 건 어쩌면 다시 아이가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