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끌어내리려 안간힘 쓰는 사람들 : 은밀한 질투심으로 남을 끌어내리는 심리에 실속 있게 대처하라!
에노모토 히로야키 지음 ; 고운채 옮김성안당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서○형
작성일 : 2025-08-20
페이지수 : 193
상태 : 승인
독서일자 : '25. 7. 25.
"타인을 끌어내리려 안간힘 쓰는 사람들." 이 책의 제목은 인간의 본질을 가장 날카롭게 꿰뚫는 문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의 내용을 떠나, 우리 인간이라는 종족은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시샘하고 깎아내리는 데 특화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겉으로는 친근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속은 검은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SNS에서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소수의 사람들과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 책은 언뜻 보기에 일반적인 사회나 심리 현상을 분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저자의 국적인 일본 사회와 그 속에서 일어나는 군중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국인인 우리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과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까운 나라인 만큼, 조직 내의 수직적인 문화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분위기 등은 우리 상황에 대입하여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 즉 타인을 끌어내리려는 사람들이 주변에 존재할 때, 우리가 어떻게 그들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 알려주기 위해 쓰였습니다.
책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타인의 불행을 보며 기뻐하는 사람: 왜 인간은 남이 잘못되는 것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지, 부정적인 결과가 나에게 닥친 것이 아니라면 왜 동정심이 아닌 쾌감을 느끼는지를 분석합니다.
2장.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조직의 사명이다: 일본 사회가 가진 평등주의의 이면을 들여다봅니다. 모두가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유독 잘나 보이는 사람이 어떤 결점을 드러냈을 때 오히려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심리적 이유를 파헤칩니다.
3장. 왜 사이좋았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하는 것일까?: 여러 사례를 통해 주변 사람의 불행을 기뻐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알아보고, 그 병리적 현상의 극단에 있는 사이코패스에 대한 경고로 장을 마무리합니다.
4장. 유난히 칭찬하는 사람일수록 뒤에서 끌어내린다: '이런 사람도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일까?' 의문이 드는 애매한 아홉 가지 유형을 살펴봅니다.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끊임없이 자신을 비하하거나, 반대로 자신은 특별하다고 믿는 사람 등, 내 주변에서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에너지 뱀파이어'들을 분석합니다.
5장. '일 못 하는 사람'에게 친절하면 안 된다: 직장 생활 속에서 심리적 주체성을 지키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법을 다룹니다. 언제 반론을 제기해야 효과적인지, 왜 일 못 하는 사람에게 무조건 친절하면 안 되는지 등 현실적인 조언을 건넵니다.
6장.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사용하면 이성이 파괴된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오프라인의 심리 현상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합니다. 24시간 동료에게 감시당하는 듯한 워라밸의 붕괴와 인터넷 의존증의 위험을 경고합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5장에 나오는 "연락, 보고, 상담이 상사의 마음을 보살피는 행동이기도 하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제 주변에도 자존감이 낮은 상사 한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유독 후배들에게 자신을 거쳐서 보고하고 이야기할 것을 강조하시는데, 저는 그저 '꼬장 부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피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이 어쩌면 본인의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키려는 일종의 방어기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새로운 용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타인의 불행에서 기쁨을 느끼는 심리를 의미하는 독일어인데, 흥미롭게도 동양권에는 이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단어가 마땅히 없다고 합니다.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 차이가 이런 미묘한 감정의 표현에서도 드러난다는 점이 이번 독서의 또 다른 감상평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