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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랄프 로렌

손보미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이○혜 작성일 : 2025-08-19
페이지수 : 357 상태 : 승인
제목이 독특했다. 랄프로렌에 디어가 붙었다. 내가 아는 그 상표인가? 혹시 그 상표를 만든 사람의 이름에 '디어'가 붙은건가? 책들이 너무 많으니 어떤 책을 골라야할 지가 막막한 때가 있다. 보통은 추천받거나, 우연히 발견하거나 해서 읽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이름도 낯선데 '손보미'작가에 대한 소개들을 읽고 그녀가 궁금햇다. 여러작가들의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멜랑콜리 해피엔딩>에서 그녀의 글을 '간'봤다. 너무 짧은 글이라서 호불호를 드러내기 어려웠지만 매력있었다. 그녀의 장편중 하나를 대출했다.

내가 알던 상표 랄프로렌의 그 랄프로렌이 맞다.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유학중인 종수와 랄프로렌이라니.너무 뜬금없는 조합에 낮선 외국인들의 이름이 수시로 등장한다. 혹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인가 싶어 소설 속 인물들을 검색을 해가면서 읽었다. 랄프로렌 말고 다른 등장인물들은 검색되지 않는다. 너무 능청스럽게(!) 정말 있었던 인물들의 이야기처럼 풀어나가는 작가의 기량에 점점 빨려들어가며 읽었다. 수영과 랄프로렌에게 영문편지를 쓰기 위해 만나는 설정도 독특하다. 공부에 관심없는 수영은 랄프로렌 컬렉션을 완성하려고 알바를 한다. 종수는 자신이 수영이 원하는 랄프로렌 더블코트를 주면 수영이 알바를 그만 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해 제안한다. 두 사람이 헤어진 것은 종수가 물리학마저 단념해야하는 절망의 순간에 발견된 수영의 짧은 편지를 통해 전해진다. 수영은 자신이 의미를 가지고 하는 일에 종수가 동정을 베풀고 그녀의 현재 상태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실망했을까. 이 부분을 보면서 '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나도 누군가를 내 식으로 이해하고 내 방식대로 살기를 바란 적이 있지. (지금도 그렇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때 나라는 창을 통하면 왜곡되는구나를 느꼈다.

랄프로렌의 일생을 뒤쫓아 가는 과정이 참 매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미국 유학 생활로 영어가 자유로운 종수가 실제로 미국사람들을 접할 때 느껴지는 디테일한 부분들에 대한 묘사가 섬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수가 레이첼 잭슨 부인을 인터뷰하는 장면도 매우 독특했다. 잠들어있는 잭슨 부인에게 이야기하는 종수가 그려진다.누군가에게 나의 모국어를 모르는 누군가에게(더구나 잠들어있는), 내 안에 쌓여있는 무수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종수. 그런 이야기들이 차곡차곡 질서를 가지고 저장되는 녹음 테이프. 섀넌이 마지막으로 건넨 것도 녹음테이프이다. 녹음테이프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궁금함은 독자의 몫.

독특하고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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