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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

로빈 쿡 지음 ; 진웅기 옮김오늘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서○형 작성일 : 2025-08-10
페이지수 : 390 상태 : 승인
독서일자 : '25. 8. 2.

'세뇌'는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무서운 단어입니다. 최근 한국 사회에 사이비 종교와 관련된 이슈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며, 특정 의도를 가진 누군가가 타인의 인지를 교란시켜 조종하고, 끝내 최악의 결말로 이끄는 이 무시무시한 심리 기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 「세뇌」는 그 자체로도 섬뜩한 제목을 달고 있지만, 저자가 컬럼비아 의과대학과 하버드 의과대학원을 졸업한 의사 '로빈 쿡'이라는 점에서 공포감은 배가됩니다. 표지의 칙칙한 분위기와 눈이 가려진 여성의 이미지는, 이 스릴러가 누군가를 세뇌시키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줄거리 설명은 피하고 싶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이야기는 의과 대학생인 주인공과 그의 여자친구가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주변 의사들은 특정 제약회사의 광고를 끊임없이 하고, 수상한 선상 휴양 세미나에 다녀온 뒤부터는 마치 세뇌당한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남자 주인공은 자신의 여자친구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그 음모의 중심으로 직접 잠입하게 됩니다.

이 책이 가장 무서웠던 지점은, 옮긴이의 말처럼 '만약 의사가 세뇌된다면, 우리는 그 의사를 통해 세뇌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공포였습니다. 우리는 전문 분야의 지식이 없을 때 전문가에게 의존하곤 합니다. 사회가 고도로 전문화되면서, 모르는 것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효율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의견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의존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게 됩니다. 궁극적인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검증 없이 타인의 말을 믿어버리는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입니다.

「세뇌」는 의학 스릴러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주제는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나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혹시 나 또한 누군가에게 세뇌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은연중에 당하는 가스라이팅으로 내 행동이 지배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갖춘 의사가 얼마나 짜임새 있고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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