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믿는 마음
권희진 지음위즈덤하우스
( 출판일 : 2025-04-25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8-08
페이지수 : 169
상태 : 승인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의 심리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이유들을 그려낸 소설이다. 슬프면서도 섬뜩한 내용이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취약점이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건강하게 풀어내지 못한 상처와 아픔들을 이용하는 악한 사람들이 있다. 소수의 악인이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의 마음을 쥐고 흔든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누구나 쉽게 무너질 수 있다. 모두에게는 여전히 아프지만 드러내지 않고 감추고 있는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깊지만 고요하지 않은 마음을 서글프게 그려낸다. 담담한 서술은 인물들이 제가 만든 함정에 빠지는 모습을 읊조리듯 묘사한다. 우리가 가진 고통이 실은 누가 준 것보다 스스로가 덧붙인 부피가 더 크다는 작은 속삭임이 들리는 듯하다. 그 고통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고 자꾸만 기대려 하는 것도 안타깝다.
허나 그 마음이 또 함정에서 벗어나게 또 사라진 누군가를 찾아 헤매게 만들기도 한다. 제목인 '일단 믿는 마음'은 사이비 종교의 부르짖음이지만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내가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그 믿음은 위험하다. 맹목적인 믿음은 봐야 할 것은 보지 못하게 만든다. 기대는 깨지기 마련이다. 사랑은 바라는 것이 아니고 하는 것이라는, 그리고 내가 바라는 형태가 아닌 다른 이가 할 수 있는 형태도 표현된다는 깨달음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