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 : 김혜정 장편소설
김혜정 지음;리니 일러스트오리지널스
( 출판일 : 2024-02-28 )
작성자 :
심○은
작성일 : 2025-08-05
페이지수 : 311
상태 : 승인
"딩동! 예약하신 책이 도착했습니다"
도서관에서 기다리던 책이 도착했다는 알림이 떴다.
조용한 오후, 책을 찾으러 도서관에 들렀다.
예약한 책을 꺼내는 순간—
그 옆에 놓여 있던 다른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표지가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따뜻했다.
딱 보자마자 떠오른 건 『불편한 편의점』!!
그 소박하고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처럼 왠지 이 책도 내 마음을 조용히 건드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결국 예약한 책만 들고나오려던 계획은 자연스럽게 무너졌고, 내용도 모르는 책을 덜컥 집어 들었다.
"표지가 예뻐서 골랐어요."
그 흔한 이유가 오늘은 왠지 더 괜찮게 느껴졌다.
김혜정 작가의 이 소설은 잊고 지냈던 '나'를 찾아 떠나는 시간 여행 이야기다.
어릴 적에 사용하고 잃어버린 물건!!
초등학교 2학년 토토로 필통
중학교 2학년 다이어리
고등학교 1학년 사서 선생님의 가방
그리고 미래에 만나게 될 어색한 핸드폰까지.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남은 건
"분실물"이 단지 물건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것은 내가 잊고 싶었던 기억
혹은 애써 외면했던 감정과 상처였다.
초등학교 2학년, 김슬아라는 친구에게 받은 상처.
중학교 2학년, 첫 짝사랑 오빠와 나를 좋아했던 친구, 그리고 친척들과 얽힌 복잡한 감정.
고등학교 1학년, 조그마한 오해로 친구들과 멀어지며 느낀 외로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사서 선생님으로서 과거의 ‘나’에게 조언을 건네는 장면.
“그때 내가 있는 곳이 동굴인 줄 알았는데, 지나 보니 터널이었어”
이 문장이 깊이 마음에 와닿았다.
혹시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시간도 언젠가는 동굴이 아닌 터널이었노라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 역시 돌아가서 바꾸고 싶은 시간이 있다.
만약 누군가 “당신의 분실물을 찾으러 오세요”라고 연락해 준다면 나는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을까.
주인공 혜원은 나와 닮아 있는 듯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왜 그때 그 말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분실물 에피소드 공모전'에 올라온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해 보았다
문득 내가 물건을 잃어버렸던 순간이 아닌 주웠던 순간을~
회사에서 예쁜 컬러 립밤 하나를 주운 적이 있다.
작은 물건이었지만 누군가에겐 소중할지도 몰라 CCTV를 돌려보고 어렵게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물건을 두고 가셨어요. 찾으러 오세요.”
하지만 그 주인은 끝내 오지 않았다.
그땐 단순히 ‘아쉽다’고 생각했지만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의 철물점 주인들을 떠올리니
그 물건이 누군가에게 꼭 돌아가야 한다고 믿었던 내 마음도 그들과 닮아 있었구나 싶었다.
이 책은 단순한 판타지가 아니다.
흔들리는 지금의 우리에게 조용히 손 내미는 따뜻한 위로이자 조심스러운 격려다.
"미래에서 내가 너를 기다리고 있어."
나는 나와 함께 살아낼 거고, 살아갈 거다.
요즘 좋은 책을 만나면서 내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를 돌아 봤을 때 후회보다는 웃을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자.
나에게 말한 다 "오늘도 화이팅!"
그래서 오늘도 책 한 권 들고 마음을 단단히 다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