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 김기태 소설
김기태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4-05-15 )
작성자 :
고○철
작성일 : 2025-08-04
페이지수 : 331
상태 : 승인
무언가를 강요하는 세상은 잘못된게 맞다. OO다움이라는 틀 안에 누군가를 가두고 제한하는 것,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없어져야 하는 기조가 맞다. 하지만 이보다 더 잘못된게 있다. 이러한 기조를 이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것, 그러면서도 자신은 정의로운 사람이며 이를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비난의 눈초리를 보내는. 나는 이런 행태가 정말 역겹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틀 안에 가두는 것과는 별개로 사회에는 기준이라는게 필요하다. 그리고 선입견과 이 기준은 분리하여 생각해야 한다. 이를테면 의사는 의술을 익혀야하고,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가 친환경적인 의료기구와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약을 쓴다 해도 정작 환자의 병을 고치지 못하면 의사로서 기준미달인 것이다. 자격 또한 없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이를 "무면허 의료 행위" 라고 불러야 한다. 문학의 기준은 모호하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비유는 아닐 수 있다. 적어도 내 기준에 이 책은 문학으로서 실격이다. 누누히 강조해 마지 않지만 현대사회에서 정치적 올바름이 실패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평등이라는 단어를 방패로 자신들의 오만한 시각으로 여러 문화를 난도질 하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문학적 허용 또는 허구라는 단어로 교모하게 빠져나간다. 누군가는 베스트 셀러에 이름을 올린 이 책에 많은 기대를 했을 것이고 그 가치를 지불했을 것이다. 작가의 상상력 결핍, 교모한 현실 삽입, 과도한 PC의 개입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칠 독자가 얼마나 될 것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문학이 직접적인 표현을 피함으로써 독자의 내면 세계로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어쩌면 문학에서 할 수 있는 가장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다만 작가는 이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 그냥 표현하기 힘든 상황을 얼버부를 장치로써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치 자신은 모든 진실을 다 알아서 괴롭다고 트위터의 대체제로 문학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문학을 독립적인 세계로 인정하고 그 안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저 연민만을 내비칠게 아니라 그 연민을 우리가 느낄 수 있게끔 "이야기" 를 만들어야 했고, 아니면 적어도 재밌기라도 했어야 한다. 나는 어떤 문학이던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주 잘못된 작품이라도 계속 뜯어보다 보면 내 안에서 나름의 가치를 찾게 되는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못찾겠으니 다른 여러 독작들이 찾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