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소리: 이순옥 그림책
이순옥 지음길벗어린이
( 출판일 : 2025-03-1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7-29
페이지수 : 60
상태 : 승인
그림책이 들려주는 '엄마 소리'는 음식을 만드는 '도마 소리'이다. 엄마의 칼 도마 소리는 허기진 배를 채우고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다. 나이가 들어 엄마가 된 딸은 비슷한 소리로 늙은 엄마를 채운다.
엄마인 나의 가장 취약점, 그것은 요리이며 음식이다. 우리집 아이들은 음식으로 엄마를 떠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성실하게 차려주었지만, 즐겁지 않았다. 음식을 먹는 아이들을 보며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연습도 하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늘지 않았다. 음식하는 시간이 제일 아까운 시간이다. 자식들은 내 음식으로 나를 기억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안했지만, 어느 순간 이 마음도 비웠다.
나 역시 나의 엄마를 음식으로 떠올리지 않는다. 엄마가 해준 올갱이국, 토란국, 비빔국수는 언제나 먹고픈 최애들이지만 엄마는 다른 이미지와 함께 기억된다. 아무래도 나에게 음식은 후순위이다.
그래서 그럴까. 이 따뜻한 그림책이 예쁘고 정겹지만 감흥이 그다지 일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는 '고향의 맛'처럼 엄마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엔 엄마와 음식을 연결짓는 자동 공식이 불만스럽기도 했지만, 엄마 음식은 그리운 것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한다.
보고나면 틀림없이 배가 고파질 것이다. 엄마가 뚝딱뚝딱 만들어낸 음식들이 그리울 것이다. 그러면서 엄마도 보고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