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자유로운 영혼 헬렌 니어링, 그 감동의 기록
헬렌 니어링 글; 이석태 옮김보리
( 출판일 : 2022-11-30 )
작성자 :
정○현
작성일 : 2024-05-05
페이지수 : 280
상태 : 승인
우리에게 <조화로운 삶>으로 알려진 스콧과 헬렌 니어링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면서 강연과 책을 쓰며 살아갔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스콧 니어링을 보내고서 혼자 남은 헬렌 니어링이 스콧과 함께 했던 삶과 앞으로 자신도 마주하게 될 죽음을 잘 정리하기 위한 수상록이다.
헬렌은 어려서 음악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바이얼리니스트로의 삶을 살아가려고도 하였다. 부모님도 그러기를 바랫다. 하지만 음악가로 선택의 기로에 서있을 무렵 크리슈나무르티를 만나 신비주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크리슈나무르티가 인도의 빈민가에는 별관심이 없고 상류층들과만 어울리는 모습에서 실망을 하게 된다. 그리고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며 자신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스콧을 만나고서 그와 함께 자연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한다.
당시 스콧은 전쟁에 반대하는 글을 써서 대학에서 쫓겨난 상태였지만 둘은 아주 산골 버몬트 시골로 들어가 메이플시럼을 만들며 살아간다. 거기서 자신이 살아갈 집도 스스로 짓고 농사도 지으면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살아갈 의식주를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면서 살아간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지만 빈부의 격차를 만드는 자본주의와 타협하지 않고 스스로의 노동을 선택한 것이다. 옷도 단벌뿐이어서 강연장에 발표자로 왔다가 문전박대당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는 스콧이 얼마나 소박한 삶을 살았는지 알수있다.
조용한 버몬트에 스키리조트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떠나기로 결심하고 이번에는 산속이 아닌 바닷가를 선택해 메인주로 이사를 간다. 메인주로 이사갔을때는 유명세를 어느 정도 탔으므로 귀촌을 희망하거나 니어링 부부의 삶이 궁금한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부의 집으로 찾아오는데 많을 때는 몇 천명이 찾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럴때마다 헬렌은 밥을 해서 대접해주었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부분은 헬렌의 <소박한 밥상>에서 나오는데 왜 그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했나 싶었더니 매번 찾아오는 손님을 치루니 그럴수 밖에 없었음이 이해가 되었다. 모두 헬렌의 자연식 음식이 맛있었다고 하는데 아마 노동 후 배고파서가 아닐까 싶었다. 왜냐면 헬렌의 레시피는 특별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집에 있는 채소들을 다 넣고 끓여서 스프를 만들거나 굽거나 볶거나 그런 음식들이다. 채식위주이고 기본 양념만을 사용하니 시장이 반찬이 아니였을까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부지런함과 친절함에는 존경심을 우러나게 한다.
스콧이 기력이 쇠해지고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헬렌은 자신의 죽음도 그렇게 맞이하리라 마음먹는다.
스콧과 헬렌의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감동과 존경심이 우러나온다. 이런 삶은 누구나 꿈꾸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삶을 살아간 이 두사람이 위대해보인다. 노인 두사람이 돌집을 뚝딱거리면서 짓는 모습을 상상하면 놀라운데 그집의 규모가 또 작지도 않다. 그리고 그들 부부가 보인 노동과 소식하는 모습은 사람이 어떻게 살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도 보여준다. 스콧은 100세가 되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도 의식을 잃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것이 아마 채식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너무 많은 것을 먹고, 어떻게든 편하게 살아보려하는 요즘 세대에 경종을 울리는 부부의 모습이었다. 나의 삶에도 많은 반성과 깨우침을 가져다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