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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 김영하 산문

김영하문학동네 ( 출판일 : 2019-04-17 )
작성자 : 이○희 작성일 : 2024-05-24
페이지수 : 214 상태 : 승인
*제목: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나는 철저한 집순이다. 여행보다 집에서 지지고 볶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집에선 인싸'이다. 이와는 정반대로 타국에서 예삿일로 몇해씩 살기도 했던 김영하 작가는, 방랑벽을 포함하여 도시의 인간상과 개인주의 등에 천착하는 작풍 등으로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공통점이 많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의 전작 <오래 준비해온 대답>이 이탈리아 여행기 그 자체였다면 <여행의 이유>는 작가 인생 전체에 걸쳐 여행하며 있던 에피소드, 여행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사유, 그 너머의 인간 생에 대한 철학척 고찰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아홉 챕터 에세이집 이다. 짧은 호흡으로 숭덩숭덩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곱씹어 볼만한 대목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곤 했지만.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여행은 고되고, 위험하며, 비용도 든다. 가만히 자기 집 소파에 드러누워 감자칩을 먹으며 텔레비전을 보는 게 돈도 안 들고 안전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라고도 말할 수 있다.(205p)

작가가 제목으로 던지는 질문인 '여행의 이유'에 대해 작가의 답을 책 곳곳에서 찾아본다. 1) 어디에서 무언가 얻고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2) 인류의 본능이라서, 3) 인생의 그림자(책임, 의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4) 노바디nobody가 되기 위해서, 5) 섬바디somebody가 되기 위해서, 6) 역마살을 끼고 그렇게 타고 나서, 7)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8) 삶 그 자체로 여행이라서. 나름대로 나만의 정리를 해보고 나의 상황과 견주어본다. 다음은 따로 메모해 놓은 발췌 중 몇 대목이다.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51p)

어떤 인간은 스스로에게 고통을 부과한 뒤, 그 고통이 자신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때 경험하는 안도감이 너무나도 달콤하기 때문인데, 그 달콤함을 얻으려면 고통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한다. (61p)

인류는 오래전부터 인생이 여행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선가 오고, 여러가지 일을 겪고, 결국은 떠난다. 우리는 극단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지구라는 별에 도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이라는 여행은 먼저 도착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환대에 의해서만 겨우 시작될 수 있다.(1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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