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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3, 아즈카반의 죄수

J. K. 롤링 지음, 강동혁 옮김문학수첩 ( 출판일 : 2019-11-19 )
작성자 : 윤○석 작성일 : 2024-05-24
페이지수 : 678 상태 : 승인
원작 소설을 본 사람이건 영화만 본 사람이건 해리 포터라는 작품의 대략적인 선역과 악역은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주인공인 해리 포터와 대척점에 서 있는 '찐' 악역은 누가 뭐라고 해도 작중에서 이름도 말하길 꺼려할 만큼 대단한 어둠의 마법사인 볼드모트 경이다. 그야말로 해리 포터가 물리쳐야 할 최종 보스다. 하지만 길고 긴 원작 내용의 흐름에 따라 무수히 많은 중간 보스 격인 악역들이 등장한다. 그 첫 번째는 바로 해리의 이모와 이모부이긴 한데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악역이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다. 그래서 실질적인 첫 번째 악역은 바로 호그와트 동급생인 슬리데린 소속의 말포이다. 말포이는 요즘으로 따지면 학교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일진'이다. 괜찮은 소위 있는 집안의 자식이며 자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생들을 무시하고 친구인지 전문적인 용어로 '따가리'인지 부하인지 모를 녀석들을 거느리고 다니며 다른 학생들을 괴롭힌다. 특히, 해리 포터에 대한 적개심이 대단하다. 아니 조금 더 확장해 보면 말포이가 속한 슬리데린의 모든 아이들이 다 그런 편이다. 학교폭력을 다루는 모든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흔해 빠진 모습의 일진이다. 문제는 말포이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해리 포터의 가장 친한 친구 중에 한 명인 론 위즐리의 쌍둥이 형들은 작중에서 해리와 같은 편(?)인 선역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말썽꾸러기로 묘사된다. 역시 같은 호그와트에 다니는 상급생들인데 학교를 다니는 목적이 그냥 다른 아이들에게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 하는 게 전부 다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장난이 때론 상당히 심한 경우가 많다. 물론 판타지 세계관 속의 마법사라는 설정을 조금 이해한다면 대충 수긍은 간다. 판타지에서 마법사라는 존재들의 설정은 똑똑하고 익살스러우며 장난기 많은 그리고 가끔 아니 자주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그런 존재다. 그러니까 평범한 사람들과는 생각하는 바가 조금 다른 존재들로 비춰진다. 그래서 마법사들의 어린 모습을 다루는 해리 포터라는 소설에서 호그와트에 다니는 학생들의 장난이 심한 걸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설령 장난이 심해 누군가 다치더라도 마법을 통해 얼마든지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말포이는 소위 나쁜 놈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착한 역에 속하는 론 위즐리의 쌍둥이 형들의 장난도 상당히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말포이는 의도를 가진 악의라면 쌍둥이 위즐리 형제는 순수한 악의 정도? 뿐만 아니다. 작중에서 어리숙한 네빌은 그냥 '왕따' 그 자체다... 네빌이 실수하면 모두가 다 웃는다. 비웃기도 하고 그냥 웃기도 하고, 물론 주인공인 해리와 론 그리고 헤르미온느가 보통 감싸주긴 하지만 처음에 그들도 같이 웃는 건 매한가지다. 이번 아즈카반의 죄수 편도 결국 이런 이야기다. 해리의 아빠가 학창 시절에 친한 친구들과 패거리를 이루고 장난이라는 미명 아래 다른 친구(스네이프)를 괴롭히는 과정에서 꼬이고 꼬인 문제들의 수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중간에 볼드모트라는 가장 큰 악이 끼어든 건 사실이지만... 여하튼 요즘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다소 불편한 부분도 없지 않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뭐 물론 판타지는 판타지로 그냥 가볍게 읽으면 또 그만 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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