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 유숙자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09-01-20 )
작성자 :
안○진
작성일 : 2025-07-09
페이지수 : 163
상태 : 승인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이전에는 몰랐던 이 소설의 첫 문장이 이토록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게 느껴지는 까닭은,
내가 세상을 더 겪고 많은 것을 헤아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이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부모님의 유산으로 때때로 온천여행을 즐기며
무료한 삶을 이어가는 시마무라가 한심하기도 했고, 부럽기도 했다.
'그런' 게이샤는 아니었다가 결국 '그런' 게이샤가 되어버리고 만 고마코는 진실로 사랑이었을까?
잔잔한 줄거리에 이렇다 할 큰 사건이 없는,
아니 어쩌면 굵직한 사건들도 잔잔한 이야기처럼 만들어버리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묘사가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섬세하고 생생하게 그려진 풍경과 이야기들은 내 마음에 잔잔히 스며들었다.
일본 여행에 큰 관심이 없었던 나 조차도
이 책을 읽고나니 일본의 시골 온천 마을을 방문하고 싶어진다.
이런 것이 문학의 힘이고 예술의 가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