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쓰메 소세키 지음 ; 박유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씽크빅
( 출판일 : 2016-05-09 )
작성자 :
안○진
작성일 : 2025-07-06
페이지수 : 416
상태 : 승인
최근에 일본 작가의 작품을 여럿 읽고 있다. 그 전에는 어쩐지 일본문학에 정을 붙일 수 없었다.
일본문학 특유의 감성적인 문체나 우울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쓴 나쓰메 소세키는 동양의 셰익스피어라는 찬사를 받는 작가이고,
슬로리딩으로 퍼진 온책읽기의 원천이 되었던 <은수저>라는 작품의 작기이기도 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초반에는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주인공인 선생님의 모습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모습, 행복한 삶에도 행복이 없이 함께 따라다니는 검은 그림자,
세상을 미워하고 사람에게 애정이 없는 염세적인 모습, 그럼에도 아내를 사랑하고 있는 이상한 인물이었다.
결말까지 읽어내려갔을 때 왜 이 책의 제목이 '마음'일 수밖에 없었는지,
선생님이 그런 인물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돈 앞에서 진실을 잃어버린 숙부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자신만은 진실하다고 믿어왔던 선생님은
사랑 앞에서 친구 K를 속이는 책략을 써 버린다. 여러 면에서 자신보다 나았다고 여겨왔던 K에게
책략으로는 이겼으나 인간으로서는 져 버리고
자신도 그저 그런 악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주인공의 남은 평생을 괴롭게 한다.
주인공이 느낀 괴로움은 다소 지나치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많은 죄를 짓고도 천수를 누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주인공은 그런 뻔뻔한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예민하고 자극을 견딜만한 힘이 없었으며
사랑을 얻기 위해 K를 속인 일 이외에는 늘 진실된 삶을 살아온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결국에는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세상을 등진 것이 아닐까.
메이지유신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작품이다.
우리의 문화로는 천황이 세상을 뜬 후에 순사를 한 노기장군과 그의 부인을 이해할 수 없고
또 그런 노기장군에게 영향을 받아 자살한 주인공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명 연예인이 자살을 했을 때 베르테르 효과로 일반인의 자살률이 소폭 증가한다는 것이
비슷한 맥락이 될 수 있을까. 여러모로 깊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