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래닛: 그림으로 보는 지구별 패션 100년사
나타샤 슬리 지음 ; 신시아 키틀러 그림 ; 전하림 옮김보물창고 :
( 출판일 : 2020-06-1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7-04
페이지수 : 72
상태 : 승인
25cm는 족히 넘고 30cm는 채 되지 않을 커다란 정사각 그림책이다. 1900년 대 이후로 세계 여러 나라의 패션을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과 함께 소개한다. 페이지마다 그림과 글이 꽉꽉 차있다. 온갖 옷을 입은 사람들이 제 멋에 겨운 듯 뽐내며 서있다. 그림인데도 자부심과 활기가 전해진다. 초반에는 마치 나도 허리에 손을 올리고 거리에 맵시를 뽐내며 서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풍성한 드레스의 영국 사교계, 철학과 패션이 흐르는 파리의 거리, 화려한 미국의 헐리우드, 프리다 칼로풍의 멕시코, 인도의 발리우드,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베트남 사이공, 일본에 남아공까지, 없는 게 없다. 패션으로 세계일주라도 하는 듯 종횡무진이다.
단점은 반쯤 보니 물린다는 것이다. 패션도 과하고 그림도 과하다. 피곤을 느낄 때쯤 익숙한 패션이 나오며 정신없는 화려함이 조금 가라앉기 시작한다. 1980년대에 들어서니 실루엣도 장식도 조금 단순해지기 시작한다. 뭔가 절제되고 정제되는 느낌이다. 그래도 힘들기는 매한가지.
호기롭게 펼쳤는데, 패션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진다.
우습게도 그림책 한 권에 기가 빨려 버렸다. 아무래도 이런 그림책은 며칠 간 나눠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시 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며칠간은 열어 보지 않을 것 같다. 역시 그림이라도 내내 차려 입는 건 힘든 거다. 편한 옷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