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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 : 그날의 역사

황인희 글 ; 윤상구 사진기파랑 ( 출판일 : 2014-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7-03
페이지수 : 382 상태 : 승인
이젠 책 대여도 인터넷의 영향을 받는다. 서가를 돌아보다가가 아니고, '건축'에 관련된 책을 '검색하다가' 눈에 띤 책이다. 조선 왕조가 몸 담았던 궁궐을 건축학적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것라 생각하고, 펼쳐 보지 못한 채 상호대차를 신청했다. 흠, 아니었다. (물론 이런 예상은 깨져도 하나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궁궐 : 그날의 역사>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의 구조와 형태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주가 아니다. 이 책은 다섯 개의 궁궐의 장소를 짚으며 그 앞에서 일어났던 일을 말해준다. 그리고 그 일과 관련된 조선왕조실록의 부분을 발췌해 역사적 신빙성을 확인케 한다. 저자의 서술에는 안타까움이 깃드며 그 안타까움은 지금은 빈 궁궐에 어딘가 '아련한' 느낌을 갖도록 해준다. 서술하는 이야기들 거의 다가 왕조의 흥망사 중 '망'에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 아름다운 장소에 일어난 비극은 고즈넉한 비애를 느끼게 한다.
저자는 마치 처음 집을 방문한 사람에게 집안을 소개하듯 궁궐을 소개하며 '그날'이라는 단어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썰'을 풀듯 말한다. 읽는 것만으로 치가 떨리는 경복궁의 을미사변, 연산군이 어머니의 복수를 시작한 창덕궁의 양로연, 삼전도의 치욕을 겪고 창경궁으로 돌아온 인조, 고종과 순종 두 사람 모두 참석을 거부한 양위식이 열린 덕수궁, 동생의 집을 빼앗아 궁궐로 만든 광해군의 경희궁. 알던 일도 있었고 잘 모르던 일도 있었다. 궁궐은 긴 세월 수만권의 책으로도 부족할 사연을 담은 곳이었다.
이 중 경희궁은 무척이나 생소했다. 설핏 이름만 들었을 뿐 짓게 된 경위와 시기나 일제 시대 때 소실에 가깝게 사라졌다 1980년대가 지나서야 복원이 이루어졌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왕가가 얹어진 슬픔만큼이나 무거운 사연이다.
사연이 야속하다해도 사진 속 궁궐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실제로 볼 때는 잘 못느꼈는데, 우리 건축물의 '선'이 어찌나 우아한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아름다운 것은 궁궐만이 아니었다. 궁궐 내 전각 이름이 새롭게 다가왔다. 의미도 붙여진 경위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지금은 추억처럼 남아있고 비애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려지지 않은 또다른 삶은 숨겨진 의미처럼, 한편 아름답기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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