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지나가다 : 조해진 장편소설
조해진 지음문예중앙
( 출판일 : 2015-01-01 )
작성자 :
이○리
작성일 : 2025-07-01
페이지수 : 211
상태 : 승인
그의 무모한 선택이, 무리에서 배제된 초라한 모습이 부끄러워지던 순간. 아니, 부끄러운 건 그가 아니라 자신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가 없어서, 도저히 사랑할 수 없었으므로 부끄러움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리라. 부끄러움의 뒤편은 외로웠으나, 대신 안전했다. (p.155)
작가님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쓴다는 건
공감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욕망이 아닐까
고민하면서
또 다른 고통을 불러오지만
그래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오래된 쇼핑 센터와
실패한 가구점과
외로운 사람들이 사는 다가구주택에서
민과 수와
종우와 연주의 고통을 마주하며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자꾸만 읽고 싶었다.
그것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믿으며...
나도
여름 한철을 통과하는 중이다.
상흔이 남는 걸 안다 해도
훗날에라도 기꺼이 함께 지나가고 싶어서.
무엇보다
여름의 끝에는
어쩌면 더 배우고 깨우쳐
더 낮게 고개를 숙이며
보다 나아지고 괜찮아질 나를 만날
가을이 올 것임을 알기에
좀 더 견디고 버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