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된 늑대 : 늑대가 들려주는 빨간 모자 이야기
파비안 네그린 글·그림 ; 박우숙 옮김사파리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30
페이지수 : 28
상태 : 승인
(오늘 쓰는 어제의 일지)
얼마 전에 본 파비안 네그린의 그림책이 너무나도 특이했다. 다른 그림책은 어떨까싶어 가까운 관내 도서관에서 찾아 보았다. <천사가 된 늑대>는 그때 만난 두어 권 중 하나이다. <빨간 모자 아가씨>를 새롭게 쓴 이야기려니 했는데, 어안이 벙벙해져 버렸다. 이 작가의 정신 세계에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그림책에 나오는 늑대는 할머니가 너무 못생겨 놀라서 잡아 먹고, 어쩌다 보니 실수로 빨간 모자도 잡아 먹고, 사정을 잘 말해 보려다 그만 사냥꾼에서 죽음을 당한다. 그런 늑대가 천사가 된다. 늑대가 천사가 된다는 설정이 놀랍지만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다. 독특한 것은 이 이야기에 개연성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야기의 인과가 불편하지 않지만 어딘가 편하지가 않다.
늑대를 옹호하는 다른 대안 동화들의 스토리를 몇 개 보았지만, 이렇게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없었다. 이 작가는 일부러 개연성을 무시하고 있다. 이 무시에는 교훈을 남기려거나 반전을 설계하려는 의도가 없어 보인다. 그것이 도무지 이 작가를 놓아줄 수 없게 한다.
파격 자체의 매력만으로 끝나지 않는 그 '무언가'가 네그린의 그림책에는 있다. 이 어리둥절한 느낌을 설명해내고 싶은데, 아직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다음 그림책을 열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