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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

R. J. 팔라시오 지음 ; 천미나 옮김책콩 ( 출판일 : 2017-12-3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26
페이지수 : 488 상태 : 승인
머리 속이 잘 정돈되지 않는 며칠이다. 내 자신의 어떤 면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쳐지지도 않고 수용되지도 않아 애써 잠재우려는 나의 일면이 꼬장 부리듯 나와서 속을 시끄럽게 한다. 스스로에게 치미는 화를 성찰이라는 고상한 말로 다독거리고 싶지 않다. 이런 참에 <원더>를 만난다.
얼마 읽지도 않기 전에 좋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온다. 그 느낌이 끝까지 지속된다. 내내 재미있고 내내 나의 시끄러운 속을 직면시킨다. 사실 이렇게 나의 현재 상태와 연결해서 읽기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서 그만 나와, 세상과 다른 사람들을 내 안의 다정함과 사랑으로 연결하는 것이 이 작품의 의미를 좀더 살리는 것일 게다. 그러나 지금 그런 연결은 나에게 억지이다. 난 지금 나만 생각하고 싶다. 이 글은 그런 생각이 반영될 것이다.
<원더>은 '안면기형'으로 집에서만 지내던 어거스트가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작품은 어거스트와 누나인 올리바아, 친구인 잭과 서머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거스트의 입학으로 변화를 맞이하는 것은 어거스트뿐 아니라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본의 아니게 시선을 끌지만 그 시선이 너무나 싫은 어거스트, 바라보지 않으려 해도 저절로 바라보게 되는 사람들, 혹은 이상하다고 기피하는 사람들, 심하게는 혐오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누군가는 친구가 되고 누군가는 적이 된다.
그리고 친구인 척하는 적이 있다. '위선'이 그것이다. 소설은 일부 '위선'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지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어거스트로 인해 야기되는 감정과 태도들을 존중하고 관계를 맺어감에 따라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변화를 중점적으로 드러낸다. 물론, 자신을 향한 사람들의 태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어거스트의 모습이 그 중심에 있다. 그러나 나는 자꾸만 그 위선에 눈이 간다. 지금 내가 가진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위선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웃기게도 위선적으로 굴고 있다. 이 이중의 위선을 잘 견디지 못하고 있다. 우습게도, 지적질을 하고 거짓된 모습을 꼬집는다. 주제 넘게 나서고 있다고 인식하면서도 말이다. 그 모습이 마음에 안들어 자신에게 질책을 한다.
소설은 위선을 그저 드러낼 뿐이다. 비난하지 않는다. 독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그저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라'고 주문할 뿐이다. 나는 나에게 맡겨진 위선을 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난 착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악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편하고 싶다. 어거스트처럼, 그의 친구들처럼, 올리비아처럼 말이다. 내적 갈등을 겪던 그들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며 제 자리를 찾는다. 이 어그러진 마음은 아마도 '솔직'을 무기로 '불친절'해진 나의 위선이 불편하기 때문이리라.
진정한 솔직함은 불친절을 부르지 않는다. 할로윈 데이에 잭은 가면을 쓴 채 어거스트에 대해 험담을 한다. 제 위선을 고백하며 솔직하게 말한 것 같았지만 사실 잭은 솔직하지 않았다. 주변이 바라는 말을 했다. 잭은 어거스트가 좋았다. 잭은 어거스트에게 깔끔하게 사과한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아들인다. 잭이 가진 이 '단순명료함'이 지금의 나에겐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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