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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소설

클레어 키건 지음 ; 허진 옮김다산책방 : ( 출판일 : 2023-04-2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25
페이지수 : 103 상태 : 승인
금세 읽을 수 있는 얇은 책이지만 남기는 여운이 상당하다. 읽는 내내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먼 친척에 '맡겨진 소녀'가 만난 이 어른들이 사실 나쁜 사람이라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계속 따라온다. 다 읽고 나서야 이 불안감이 아직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화자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그래서 주양육자를 믿지 못하는, 당연한 수순으로 어른들을 믿지 못했던 아이의 불안감을 그대로 따라간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전원 풍경과 생활을 묘사하는 듯하하지만 아이는 하나도 편하지 않다는 것을 이런 방식으로 일깨우는 것이다. 몰입을 넘어 자연스럽게 정서적 이입을 이끄는 서술이 놀라울 뿐이다.
원제인 'foster'는 입양이나 위탁 양육을 의미한다. 작가는 맡겨진 아이인 화자가 제 부모보다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애정을 느끼는 과정이 얼마나 아이에게 힘겨운 고난인지를 여실히 느끼게 한다. 그래서인지 부끄러운 것을 비밀로 하지 않고,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비밀'로 하는 과정을 익힌 아이의 성장이 가슴 아프기도 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지만, 아픈 것이 못내 안타깝다.
아이는 제 아빠보다 친척 아저씨를 아빠로 받아들인다. 맡겨진 짦은 시간동안 아이는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아이가 자신에게 달려오기를 그저 기다려준 아저씨의 마음, 달려 가서 와락 안겨도 괜찮다는 믿음, 이 신뢰감을 난 과연 내 아이에게 주었는지 생각해본다.
부모란 어떤 존재인가. (과한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던져주고 싶지는 않다.) <맡겨진 소녀>를 덮으며 찾은 해답 중 하나는 '부끄러운 비밀'에 대한 부분이다. 기본적인 것이나 무언가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끄러운 비밀'을 가지지 않은, 아이에게 떳떳한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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