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현황

  • 참가 현황

독서마라톤 종료일까지D-037

독서마라톤 참가신청

책 이미지가 없습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리베카 솔닛 지음 ; 김명남 옮김창비 ( 출판일 : 2015-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12
페이지수 : 238 상태 : 승인
어쩐지 지치는 하루이다. 해야 할 일을 미뤄놓고 솔닛의 책을 잡는다. 이토록 주제 의식이 명확한 책이 힐링이 된다니 놀랍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는 솔닛이 인터넷 매체에 발표한 글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제목이 드러내듯 명백하게 '페미니즘' 장르로 규정된다. 그간 읽은 솔닛은 책은 여성주의적 성격을 띠지만 약자를 대변하는 입장이 좀더 부각되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솔닛을 페미니스트라 부르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지금 역시 페미니스트가 갖는 부정적이고 한정적인 의미 속에 솔닛을 집어넣고 싶지 않지만 솔닛은 누가 봐도 페미니스트이다. 물론 이 정체성은 부분적인 것일 뿐 솔닛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명명에 솔닛은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솔닛은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정체성을 규정하기보다는 정체성에서 자유로워질 것을 주문한다. 그녀는 이야기하되 그 이야기가 구속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여자뿐 아니라 남자들에게 해당되는 말일 터이다.
책의 많은 부분은 여자들이 당하는 크고 작은 폭력에 할애된다. 많이 나아지고 있다고 해도 말해지는 것조차 공격을 받고 있는 이 상황을 솔닛을 우려한다. 그 우려의 많은 부분은 여성 스스로 위축되는 것이지만 솔닛은 이미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으니 갈 길을 가자고 독려한다. 언제나처럼 그녀는 씩씩하다.
힐링이 될 정도록 감명 받는 부분은 버지니아 울프에서 수전 손택, 리베카 솔닛으로 이어지는 사고의 연결됨이다. 자신의 정신적 스승으로 울프를 주저없이 꼽는 솔닛은 자신처럼 손택 역시 울프에게 영감을 받았다며 손택과의 만남을 회상한다. 자신과 손택이 울프의 영향 속에서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서술하는 장면은 가히 아름다웠다. 시공간 뛰어넘는 정신적 교류의 느낌이 이런 것일까. 나에게는 솔닛이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문득 받았고 곧 가슴이 뜨거워졌다. 이런 것도 연대의 하나라는 생각도 찾아왔다.
솔닛에게 힘을 얻고 이 감상을 남기고 해야 할 일로 돌아간다. 하루가 그렇게 간다.
댓글쓰기
로그인 도서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