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의 엄청난 하루
안나 피스케 지음 ; 나명선 옮김책읽는곰
( 출판일 : 2014-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09
페이지수 : 56
상태 : 승인
그야말로 엄청난 하루가 그려진다. 한 소년이 어딘가로 출발과 동시에 맹수를 만나고 거대한 물고기를 맞닥뜨린다. 위로 아래도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지나 구덩이에 빠지고 스프링의 힘으로 튀어나온다. 해바라기 핀 들판에서 눈없는 허수아비를 만나 안경을 씌워준다. 여기서 끝이라면 '엄청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수 없다. 이건 그저 맛배기에 불과하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러 이 모험의 전말이 밝혀진다. 소년이 고요히 잠든 시간, 내일도 '엄청난' 모험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이의 행보는 차원이 다르다. 친구도 필요없다. 아니 만나는 모든 것이 친구가 된다.
아이들은 당연히 이럴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이런 아이들이 있다. 한순간도 쉬지 않고 끝없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친구들. 먹는 것도 자는 것도 미룰 수 있는 친구들. 그러한 기질이 그려진 그림책을 간혹 만나게 되는데 이 <얀의 엄청난 하루>가 그러한 그림책이다.
이런 아이를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에너지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 비상한 창의력으로 계속해서 뭔가를 하지만 건강과 일상을 챙기지 않는다. 엄청난 집중이 '매몰'이 되지 않도록 양육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재미난 그림책을 읽고 이렇게 진지해지는 것은 나의 아이가 이런 유형이 아이이기 때문이다. 그저 웃고 넘길 '넘 얘기' 같지가 않다. 그래도 웃어야 한다. 아이는 제 갈 길을 갈 것이기 때문에. 축복과 응원이 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