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3일차, 5/3) 일상에 스며드는 철학

이 책도 <방구석 미술관>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총 14개의 챕터 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철학자들을 다룬다. 그런데 내가 이 책에서 유독 좋았던 점은 여느 철학 책들처럼 철학자들의 말들과 사상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그 철학자들의 좋은 것들이 우리의 일상(정확하게는 작가 본인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드는가 철학자를 다루는 내용만큼 할애하여 더구나 유려하게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에릭 와이너는 이런 식의 화법으로 유명한 작가였고 작가의 다른 작품 <행복의 지도>로 나를 인도해주기도 했다. 나는 특히 6부의 '에피쿠로스처럼 즐기는 법'을 가장 즐겁게 읽었는데, 다음이 그 중 한 대목이다.

충분히 오랜 시간 동안 충분히 좋음의 신념을 따르면 놀라운 일이 생긴다. 마치 뱀이 허물을 벗듯 '충분히'가 떨어져 나가고, 그저 좋음만이 남는다.(21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