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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수전 손택 지음 ; 이재원 옮김이후 ( 출판일 : 2004-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6-03
페이지수 : 253 상태 : 승인
내용이 시작되기 전, 저자 수전 손택과 <타인의 고통>에 대한 소개와 함께 보기 힘든 그림과 사진이 펼쳐진다. 이어지는 내용은 이 사진들이 얼마나 바라보기 힘든지가 아니다. 이 사진들이 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사진의 이면에 어떠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다소 '불편한' 고찰이 이어진다.
불편하다. 그 이유는 저자가 나와 같은 독자가 연민과 고통으로 눈을 돌리려는 찰나, '당신이 지금 외면하고 있다'고 냉정하게 직언하기 때문이다. 손택은 연민과 고통이 사실 제 감정의 위로이자 안도감이라는 사실을 차분하게 지적한다. 우리가 사진을 통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볼 뿐 보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많다는 한계 역시 여실히 직면시킨다. 사진을 통해 우리는 전쟁의 참상을, 그 고통은 사진뿐 아니라 그 어떠한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손택의 일갈은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는 말 속에 함축적으로 담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부끄러움 속으로 도피하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한다. 누군가의 고통을 멈추기 위해, 그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떤 행위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할 뿐이다. 나는 독자와 '우리'라는 말 속으로 숨는다. 손택이 '나'가 아니라 모두에게 말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만 하다.
이 책은 힘들다. 책에 실린 바라보기조차 힘든 끔찍한 사진들 때문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을 그저 타인의 고통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내가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고통에 관여할 수도 없으며 알 수도 없다는 한계를 받아들인다.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나를 믿으며 이 불편함을 기억하고 간직하련다. 다만 내가 관여하고 목격한 고통에 대해서 모른 척하지 않으려 애쓰며 나와 닿지 않은 먼 고통이 어딘가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기로 하자. 연민도 두려움도 자기 만족도 아니거나 혹은 그 모든 것이 혼재된 것일지라도 담대히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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