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최근 개봉한 조훈현과 이창호의 이야기를 담은 '승부'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각색이 다분히 있을 것이라 실제 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조훈현의 고수의 생각법과 이창호의 부득탐승 중 무엇을 먼저 읽어볼까 하다가
작중에서 감정 표현에 솔직했던 조훈현의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었다.
저자의 단순 자서전이라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의외였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어느 정도 수긍이 되었다.
어느 한 분야에서 대단한 성과를 이룬 사람은 모두 일면 닮은 모습이 있다.
지독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점,
자신의 승리나 패배에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겸허히 결과에 승복하는 점,
그리고 변명이 없고 세상에 분연히 일어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점이다.
이런 단순한 비법이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기에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로 분류되는 것 같다.

또 그들에게는 하나같이 위대한 스승이 있다.
조훈현에게 세이고 선생이 있었듯이 자신도 이창호에게 좋은 스승이었다.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어떤 순간에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가 중요하다.
나를 고양시킬 수 있는 귀인을 인생에서 만나는 행운을 얻을 수만 있다면 천군만마가 두렵지 않을 것이다.
지금껏 살아오며 많은 귀인을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귀인을 귀인으로 알아볼 수 있는 역량 또한 내가 갖춰야 할 자산이다.

이 책을 보며 마음에 와 닿는 여러 글귀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와 닿은 문구는 부모됨에 대한 일침이었다.
가난한 부모는 자산이 없는 부모가 아니라 물려줄 정신의 유산이 없다는 부모라는 문장이었다.
나는 과연 어떤 정신의 유산을 가지고 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