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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도리스 레싱 지음 ; 정덕애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1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5-31
페이지수 : 193 상태 : 승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도리스 레싱의 소설은 처음이다. 슥슥 잘 읽혔던 그녀의 <다섯째 아이>는 몰입감이 상당했다. 간결한 문체, 빠른 서사, 파격적인 장면, 계속된 긴장감 등이 편하지 않은 주제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었다. 가족 계획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었던 해리엇과 데이비드 부부는 '가정'과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이상 속에 머문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는 연결된 다른 가족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헌신하며 자신들의 가정을 행복하게 꾸려 나간다. 해리엇이 점점 지친다는 마음이 들 즈음 예상치 못하게 '다섯째 아이'를 가지게 되고, 그렇게 태어난 '벤'은 보통의 아이와는 달랐다. 엄청난 힘을 가진 벤을 부부와 다른 가족들은 통제할 수 없었으며, 이에 대해 모종의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사회성이 '남다른' 벤의 존재에 대응해 나가며 해리엇과 데이비드, 다른 가족들은 점차 반목하게 된다. 부부의 의견은 상반되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임무에만 충실한,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않는 먼 타인이 되어 버린다.
벤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이들이 벤을 그렇게 만든 것일까. 사실 그 해답을 명확하게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벤처럼 기피의 대상이 된다면 기피하는 행동을 하게 될 수 있다. 또 벤과 같은 아이를 만나게 된다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부부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해리엇과 데이비드가 그 다름을 좁혀 나가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뜻밖의 문제는 언제든 찾아오며 우리는 가장 합당한 대응책을 마련하지만 그 방법은 완벽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문제가 오리라는 것을 아예 예상하지 못하거나, 문제가 오는 것 자체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아닐까 한다. 해리엇과 데이비드 부부는 영원히 행복한 동화의 해피엔딩을 꿈꾸고 현실화하려 했다. 현실이 그 이상과 부합하지 않게 되자 그들은 불행해졌다. 불행이 그들을 붙잡고 놓지 않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들이 불행을 붙잡고 놓지 않았다. 다섯째 아이와 관련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고, 그 일이 힘들 수는 있다. 그 문제가 인생의 모든 부분을 불행하게 만들게 하는 것은 선택과 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해리엇도 데이비드도 다른 가족들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그들은 나름의 최선으로 제 삶을 살아갔다. 벤 역시 제가 타고 태어난 것을 어찌할 수 없었으며 제 몫을 하며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이었다. 그 '몫'이라는 것 역시 '이상화'되거나 평균값을 매길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불운이라 여겨지는 내 앞의 고통을 담대하게 바라본다. 다섯째 아이를 오직 하나뿐인 아이로 인식하지 않기를 애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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