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현황

  • 참가 현황

독서마라톤 종료일까지D-036

독서마라톤 참가신청

책 이미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저 ; 정규화 역범우사 ( 출판일 : 2000-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5-30
페이지수 : 289 상태 : 승인
저자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주는 애틋한 그리움의 정서가 너무나 좋았다. 그 잔상이 진해 결국 속편 격인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를 찾아 읽었다. 전편이 저자가 3.1 만세 운동으로 인해 고국에서 독일로 떠나기까지의 이야기이기에 내심 속편은 독일에서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보다 상세히 서술되기를 기대했다. 전편과 내용 자체가 많이 다르지 않았고 그저 조금의 의문이 풀린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압록강...>은 '실종자', '탈출기',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의 세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전편이 수필처럼 작가의 삶을 서술했다면 이 책은 보다 '소설'에 가깝게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중 '실종자'가 가장 인상 깊었다. 저자의 어머니 이야기를 '민부인'의 이야기로 바꾸어 서술한 '실종자'는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지주의 삶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어머니와 반목할 수밖에 없는 아들의 사연이 안타깝게 그려진다. 전편보다 애틋함이 줄고 좀 더 객관적이고 거리를 둔 서술로 두 사람의 관계가 그려진다. 생각이 많은 아들이 걱정스러운 민부인도 이해되고 주변의 빈곤함 속에서 홀로 부유한 제 처지가 부끄러운 아들 수심이도 이해되기에 점점 멀어지는 모자 관계가 좀 서글프다. 결국 두 모자는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피하고 원망한다. 삶은 각자의 것이라지만 완전한 정서적 '독립'과 분리는 나라만큼이나 힘겨운 것이기도 하다.
'탈출기'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상해 임시 정부의 모습이 조금 그려지고 여운형, 안중근 의사의 부인 등 실존 인물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중국으로 피한 동포들에게 상해 임시 정부가 부분적으로나마 보호막 노릇을 한 것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세번째 이야기인 '그래도 압록강은...'에서는 전공을 정하지 못해 고민하는 모습이 대한 교수들의 도움이었다. 어떤 교수든 자발적으로 저자의 학업을 위해 도움을 주저하지 않았다. 저자가 일부러 쓰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차별 없는 제자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존재했다. 대학 교육은 마땅히 이래야 한다는, 그 계산 없는 지지가 부러웠다.
일제 강점기의 상황을 색다르게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편과 이 책은 공통점은 갖는다. 다만, 전편이 남긴 것이 애달프고 안스러운 그리움의 정서라면 후편이 남긴 것은 보다 입체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은 언뜻 보기엔 수동적으로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 살았다. 그 살아냄 자체가 넓은 의미로 후손이자 인생 후배로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댓글쓰기
로그인 도서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