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이 책을 다 읽고 든 생각은 여태 읽었던 제인오스틴의 작품 중에 최고라는 것이다.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설득, 맨스필드 파크, 엠마 같은 그녀의 대표작을 모두 읽어 본 이후에 설득을 읽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젊었을 시절의 찬란한 사랑이 누군가의 개입과 스스로의 우유부단함에 의해 무너지고 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사람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잘 묘사되어있어서 좋았다. 만남은 단절되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은 8년간 지속해오고 있었던 두 사람은 결국 다시 사랑을 이어가게 된다. 지금에서야 새로울 것 없는 흔한 재회로맨스지만 제인오스틴이 로맨스소설이란 장르의 초석을 쌓아올린 사람이란 걸 생각하면 이런 클리셰의 시초가 이 작품이었으리란 걸 알 수 있다. 단순한 스토리 전개 속 두 남녀의 치밀한 심리묘사를 보면 작가의 관찰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동시에 그 당시 시대의 구시대적 규범이 그 둘을 잔인하게 갈라놓았다는 부분을 통해서는 작가가 시대정신을 교묘히 비판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제인 오스틴이 출간한 마지막 장편이자 그녀의 최고작이라고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