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저 ; 김영옥 역책읽는수요일
( 출판일 : 2016-01-01 )
작성자 :
고○철
작성일 : 2025-05-27
페이지수 : 576
상태 : 승인
세상은 계속 변한다.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전통도, 사회를 옳아매던 불문율도 언젠간 변하거나 사라진다. 변질되지 않는 과거의 기억, 아처는 과거 자신의 순수했던 열망과 이를 간직한 시대를 추억한다.
이 책은 1870년대 뉴욕 상류사회를 그리고 있다. 아처가 속한 세상은 사고계에서의 지위와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새로운 질서에 의해 사고계의 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상류층이 아닌 새로운 인물들에 의해 여러 관례에 어긋나는 행위들이 행해지고, 여러 기술 발전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 전체의 삶의 수준 또한 상향되어 가는 그런 시기이다.
아처는 자신이 속한 세계가 지닌 여러 병폐를 인식하는 한편, 이에 정면으로 맞서지는 못하는 다소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진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아처는 뉴욕 상류사회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체면치레와 사치보다 내면의 성장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아처는 부인인 메이와 그녀의 사촌인 앨런을 사랑한다. 아처에게 메이는 자신이 속한 지금의 세계를 의미하고 앨런은 뉴욕 밖 새로운 세계를 의미한다. 아처는 자신과 비슷한 가치를 추구하는 앨런에게 매료되는 한편 메이와의 사랑또한 저버리려 하지 않는다. 이야기는 이렇게 아처 내면에서 두 세계가 충돌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말미에 아처에게 앨런은 이제는 마주하기 힘든 자신의 순수했던 한때, 순수의 시대가 되어버리고 만다.
우리는 알고 있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음을, 그래서 저마다의 순수의 시대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