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이렇게 귀여운 그림책이라니, 두 번을 연달아 보고는 혼자 큭큭거린다. 대장 토끼의 바람을 실현해주기 위해서 부하 토끼들은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 노력들은 대장 토끼를 골탕 먹이기만 한다. 부하 토끼들이 진심이 아니었다면 이 관계는 친절을 가장한 집단 괴롭힘처럼 보일 정도다. 부하 토끼들의 끈질긴 노력이 끝내 성공해 대장 토끼가 흘리는 눈물이 뭉클한 것은 그 진심 때문이다.
웃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따라온다. 누구나 실현하기 어려운 꿈을 가지고 산다. 누군가는 그 실현을 위해 맨땅에 헤딩하듯 불가능해 보이는 시도를 계속한다. 무수한 시도들은 바보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그 실패와 시행착오 속에서 성공이 피어난다. 대장 토끼와 부하 토끼의 모습은 그 꿈을 향한 멈추지 않는 '담금질'로 보인다.
둔해 보이는 대장 토끼도 빠릿해 보이는 부하 토끼들도 무척 귀여운 그림과 연출이 돋보인다. 사는 게 그렇다. 힘들어도 이런 유쾌함으로 잠깐 짐을 내려놓고 웃고 쉬며 다시 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