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 얀 마텔 장편소설
얀 마텔 지음 ; 공경희 옮김작가정신
( 출판일 : 2017-11-22 )
작성자 :
이○혜
작성일 : 2025-05-25
페이지수 : 415
상태 : 승인
나에게는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 고마운 친구가 있다. 이 책도 친구가 추천해줘서 읽게 되었다. 얀 마텔은 영화로 보았던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인 <파이 이야기>의 작가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파이 이야기>도 꼭 읽어봐야겠다. 독서 마라톤이 아니었으면 내게 닿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도 스마트폰이 유행하면서 한달에 한 권 읽기도 어려웠다. 그랬는데 독서마라톤에 참여하면서 책에 다시 흥미를 붙이게 되었다. 좋은 책을 읽고난 뒤의 여운이 좋아서 책을 찾게 된다.
<포루투갈의 높은 산>은 읽으면서도 좋았지만 읽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 남는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이 책은 세 편의 다른 시공간에서 일어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는데 묘하게 서로 연결된다. 1부 '집을 잃다'는 1901년 포르투갈 리스본, 2부 '집으로'는 1939년 포르투갈 브라간사, 3부 '집'은 1980년대 캐나다가 배경이다.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인데 접점을 갖는다. 1부에서 토마스는 아내와 아들, 아버지를 잃는다. 토마스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을 모두 데려간 신에게 토마스는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고통은 토마스를 뒤로 걷게 했다. 우연히 발견한 율리시스 신부의 일기장에서 대단한 물건을 발견하고 그것이 있다는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간다. 가던 길에 사고로 아이를 죽게 하는데 2부에서는 그 아이의 부모가 나온다. 부인은 아들을 잃고 애통하게 살았던 남편의 시신을 브라간사에 있는 병리학자 에우제비우에게 가져와 해부를 요청한다. 남편의 손과 발에서는 부젓가락, 토, 진흙한덩이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배를 가르자 그 안에는 침팬지와 새끼곰이 들어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누운 부인은 남편의 시신을 그 채로 꿰매 달라고 한다. 3부는 포르투갈에서 이민한 조상을 둔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의 이야기다. 아내 클래라를 잃고 극심한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가 우연히 침팬지 오도를 만나게 된다. 오도와 함께 조상들이 살던 곳으로 가서 우연히 구한 집이 친척이었던 라파엘의 집이다. 피터는 그곳 예배당에서 침팬지 십자고상을 보게 된다. 피터는 평소와 다름없이 오도와 산책을 하던 중 만난 큰 바위에 올라 숨을 거둔다. 오도는 전설의 동물 이베리아 코뿔소를 본 후 평원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좋은 책을 읽고도 쓸 수 있는 단어들이 한정적인것이 안타깝다. 이 책은 슬프고 아름다운데 중간중간 해학도 있다. 특히 1부에서 토마스가 그 당시 신문물인 자동차로 가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재밌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자동차를 처음 본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겠는가. 개인적으로는 3부 피터와 오도의 이야기가 가장 좋았다. 피터가 오도와 친해지는 과정, 오도가 위안이 되는 순간들, 둘이 함께 산책을 하거나 카페에서 노는 모습들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되었다. 독서로 마음의 근육을 키워서 내가 느끼는 감동들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