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
이청준 지음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15-11-12 )
작성자 :
조○웅
작성일 : 2025-05-22
페이지수 : 305
상태 : 승인
사람들은 흔히 군대엘 가서 지낸 시절은 헛세월을 살고 온 걸로 치더구나
나도 물론 여태까지 그렇게 생각해왔으니께
하지만 알고 보면 이 땅에 발을 딛고 땀 흘리며 살아낸 세월이 헛세월로 사라질 수는 없는 법이다.
나름대로 흔적을 남기게 마련이란 소리다
말이 자꾸 헛돌아가는 감이 있다만, 내 생각이 바뀐 건 이 모든 것이 내가 살아온 세월의 흔적들로 보이기 시작한 때문이다.
누구들한텐 그저 쓸모 없고 하찮게만 보일는지 모르지만 이 묵어자짜진 포전 어지럽게 번져 자란 항가쿠 밭이나마 내게는 어느 것보다 분명한 내 몫의 인생살이 누추한 대로 그간 내땀과 소망을 묻어온 세월의 소중한 흔적으로 다가오질 않았겄냐
나도 군이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