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책을 찾기 위해 도서관 서가를 기웃하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제목에 끌려 열어 보니 예쁜 컵과 접시가 가득하다. 눈요기라도 해볼 생각으로 데려 왔다. 눈요기를 넘어 정보 요기가 제대로 된다. 동양에서 건너온 도자기가 어떻게 서양의 문화의 주류로 자리잡았는지, 그것도 사업을 동반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려졌는지 제대로 알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도자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유명한 식기 브랜드의 역사와 특징, 왕조와의 관계, 유행의 흐름 등 식기를 역사와 문화 사조에 엮어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저자는 서양 식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한 어조로 말한다. 부제가가 저렇게 길게 붙은 이유가 읽다 보면 절로 이해된다.
오늘부터 도기와 자기와 본차이나의 차이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아르누보와 아르데코의 차이도 식기의 스타일로 잘 이해하게 되었다. 서양 식기에 미친 중국과 일본의 영향, 그리고 일본 도자기에 미친 우리나라 도공의 영향까지 쏙쏙 들어왔다. 아는 식기 브랜드가 나오면 반갑기도 했고 어떤 식기는 욕심이 나기도 했다.
사진이 많아 좋았지만 정보의 양도 엄청났다. 빈틈 하나없이 사진 속 식기에 대한 설명이 가득했다. 책을 채운 사진 속 식기는 비어 있었지만, 식기에 대한 정보도 사랑도 꽉꽉 담긴 책이었다. 세상은 넓고 재미있는 책은 정말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