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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삼사라 서 . 2 : J. 김보영 장편소설

J. 김보영 지음디플롯 ( 출판일 : 2024-09-24 )
작성자 : 이○별 작성일 : 2025-05-18
페이지수 : 888 상태 : 승인
1권을 읽은 후 일주일이 넘도록 책을 잡지 못했다. 1권이 너무 재밌었지만, 한 번 맥이 끊기고 나니 이 두꺼운 책을 넘겨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바빴던 것이 제일 큰 원인이었지만, 이 책을 다 읽은 지금에는 그냥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2권에서의 수호는 자신의 욕망, 바루나를 이겨내지 못하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 커다란 실책을 저지른다. 그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호의 생존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그에게 있어 스스로 생명을 포기한다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사람이 가진 욕망의 기저에는 생존이 포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죽어버리면 그 욕망도 끝나버리므로. 그래서 욕망에 잡아먹히고 나면 타인의 생명에 무감각해지는 걸까. 자신의 생존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서. 그것에 비하면 타인따위는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지게 되어서.

이 책에서 묘사되는 사람의 마음은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아주 커다랗고 견고한 마음을 가졌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주 좁고 연약한 마음을 가졌다. 누군가는 넓게 트인 평야같은 풍경을 가지고 있다면 누군가는 미로처럼 아주 복잡하고 깊은 마음을 가졌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나는 것이겠지. 다만 그 마음을 어떻게 꾸려나가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자신이 달라지는 것이다. 참 불공평한 세상이다.

하지만 수호는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말한다. 그 욕망도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고. 누군가를 모멸하고 괴롭히고, 그러면서도 누군가를 이해하고 걱정하며 손을 내밀어 이끌어주는 것 모두 다 자신의 마음이라고. '비록 날씨가 급변하고, 때로 비가 오고 눈보라가 치고 한파가 몰아닥쳐도, 그것까지 다 포함하여 온전'하다고. 그 결핍까지 포함하여 온전한 것이라고. 그러니, 욕망에 잡아먹혀 자신이 원하던 진짜 마음을, 진짜 욕망을 외면하고 잊어버리지 말라고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욕망에 잡아먹혀 타인을 괴롭히고, 그 괴로움을 다시 더 나약한 사람들에게 해소하는 세상이다. 역지사지, 내가 당해서 괴로웠던 일은 남에게 되물려주지 않는 것. 아주 당연한 이치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되어버린 지금. 그렇기에 그 당연함을 끌어안고 타인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별히 아름답다. 그리고 내가 사는 방식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과연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는지.

하지만 그 모멸의 굴레를 끊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두억시니에게 지배당해 끊임없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살아가야할 것이다. 그것만이 확고하고 유일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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