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강: 이미지의 시대를 연 사진가 머이브리지
리베카 솔닛 지음 ; 김현우 옮김창비
( 출판일 : 2020-10-16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5-17
페이지수 : 458
상태 : 승인
리베카 솔닛의 <그림자의 강>은 1850년 대부터 1900(1904년 사망)년 직전까지 활동했던 미국 사진 작가 ' 에드워드 머이브리지'에 대한 책이다. 잘 알거나 호기심이 있었던 작가는 아니었다. 솔닛의 책을 읽는 과정에서 이 작가의 존재뿐 아니라 작품도 처음 접하였다. 저자 솔닛은 전기이자 작품 비평서에 당시 시대상까지 종합하는, 거의 한 사람에 대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을 썼다. 출판 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마크 린턴 역사상, 샐리 해커 상"을 수상한 한 것은 이 책의 '품질(?)'을 보증한다고 할 수 있다. 멋진 책인데, 연구 대상 작가가 우리나라에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거의 없어 이 책 역시 그리 많이 읽힐 것 같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 없다.
에드워드 머이브리지는 사진과 영화를 잇는, 시각 예술을 근대에서 현대로 끌어올린 사진 작가로 평가 받는다. 물론 솔닛의 안내가 없었다면 책 속에 실린 그의 작품으로도 이러한 평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사진이 어떤 부분이 이런 평가를 받게 하는지 솔닛은 당시의 시대상과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연결하며 전해준다.
나는 머이브지의 사진을 통해 1800년대 중반의 미국 캘리포니아의 시간과 장소를 목격한다. 그의 사진이 주는 느낌은 '찰나'를 잡아 전체를 보여주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이 느낌은 솔닛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과 어딘가 많이 비슷했다. 솔닛은 이 책에서도 그녀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머이브리지의 삶과 작품들, 그것과 연결된 철도 기업가이자 주지사였던 스탠퍼드, 철도와 캘리포니아에 대한 조망까지 많은 것을 긴밀하게 엮어낸다. 진짜 이야기꾼이다.
읽다보면 왜 솔닛이 머이브리지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저절로 해소된다. 머이브리지는 그녀의 전작 <야만의 꿈들>의 주요 공간인 '요세미티'를 사진으로 남겼다. 머이브리지가 아내의 정부를 권총으로 살해하고 무죄를 받은 이력도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
머이브리지나 작품에 대한 관심이 없어도 괜찮다. 솔닛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이야기를 엮어내는 방식을 읽어내는 것으로도 만족스럽다. 다시 읽을 책 목록에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