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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뭐래: 정끝별 시집

정끝별 지음창비 ( 출판일 : 2023-05-04 )
작성자 : 심○화 작성일 : 2024-05-21
페이지수 : 146 상태 : 승인
이 시집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말놀이를 하듯이 자음과 모음의 유사성을 이용하여 시어를 배열하고, 반복하며 시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있는 부분이다. 내용면에서는 시적 대상인 동물들이 인간의 삶과 연결되는 지점, 시인이 추구하는 시인의 마음과 시의 원천이 되는 그리움을 담고 있는 시로 채워져있다.

1. 거듭된 질문, 익명의 얼굴을 찾는 방법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특별할 것 없는 사람처럼 군중속으로 스며들 듯 살아간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타인을 궁금해 하지도 않으며 굳은 얼굴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무수히 많은 모래알 중 하나처럼 표정없이, 사연없이, 목적없이 바람과 파도에 쓸려 이리저리 왔다가기를 반복한다. <아무나는 나이고 아무개는 걔다>에서 시은이 '아무나->누구나->아무개->누군가'로 말바꿈을 하여 쓰더라도 '익명의 아이디에는 지평이 없다/부지불식의 손끝에는 지문이 없다'라며 대상의 익명성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썼다.

2. 존재들, 우리의 삶과 이어진다
다양한 시적 대상들이 존재하는 모습을 묘사하며 인간의 삶과 연결을 짓고 있다. <고양이 시간>은 고양이의 시선으로 집사인 '네'가 외출 후 귀가하는 시간을 모래시계에 빗대어 '너는 희박해지고', 더는 떨어질 모래가 없으면 네가'돌아올 시간의 농도다'라며 모래시계가 다시 채워지는 이미지를 통해 고양이와 사람의 애착관계를 보여준다.

3. 이야기, 우리가 밟고 온 것들은 그리움이 된다*
그리움의 대상은 유년의 단편일 수도 있고, 끝나버린 사랑일 수도 있고, 잊혀지고 잃어가는 기억 자체일 수도 있다. '신도 나를 잃을 수 있으니 손목 어디쯤 미래의 모과꽃과 모과를 새겨둬야겠어요'라며 <모과 타투>에서 시인은 기억과 그리움이 시의 근원이자 그 삶도 그리움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억의 상실, 그리움의 향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엷어지기 마련이므로 '기억의 난민'이 되지 않기 위하여 '모과타투'를 손목에 새기는 마음으로 시인은 시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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