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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지음 ; 민승남 옮김민음사 ( 출판일 : 2009-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5-15
페이지수 : 235 상태 : 승인
<밤의 긴 여로>는 노벨상 수상 작가인 유진 오닐의 희곡이다. 자신의 가족사를 눈물을 흘리며 썼다는 내용이다. 작가의 그 눈물이 어떤 의미였을지 읽어보면 여실히 느껴진다.
작품의 내용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아들 둘, 이 네 사람이 세끼의 식사 전과 자정 즈음에 나누는 하루의 대화로 이루어진다. 네 번의 대화는 가족의 불건강한 역동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들 네 사람은 서로에게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다른 사람의 문제는 정확히 지적하지만 자신의 문제는 제대로 보지 못한다. 가족이 겪는 어려움을 서로의 책임으로 넘기기 바쁘고 직면해야 할 문제를 계속해서 회피한다.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고 걱정하면서 증오하고 질투한다. 이들는 과거를 아름답게 추억하지만 현재는 제대로 바라보지 않는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모든 이야기는 계속 서로를 탓하며 돌고 돌 뿐이다.
때문에 읽는 내내 갑갑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쏟아내는 일방적인 험담을 듣는 느낌인데다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계속 빠져드는 무기력함까지 찾아온다. 극적으로 극대화되어 있지만, 가족들 간의 마찰이 사실 대부분 이런 방식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에 마음이 계속 불편하기까지 하다.
이 가족은 계속 상처를 주고 받는다. 이들의 상처는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깊어진다. '가족'이란 말이 가진 함의에는 무한한 애정이나 온전한 받아들임이라는 '환상'이 내포된다. 이는 사실 거의 불가능한 것임에도 말이다. 이 네 사람은 떨어지는 것이 나을 수도 있음에도 결속을 끊으려 하지 않는다. 무의식적으로 계속해서 서로를 떨어져 나가지 못하도록 조종한다. 이 또한 '가족'이란 이름으로 행해진다.
가족 간의 사랑은 생각만큼 그렇게 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슬프지만 받아들이고 개인의 삶에 조금 더 집중하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가족이 굴레가 될 때에는 과감히 끊을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것이 때로 곁에서 증오하며 괴로운 것보다 나을 수도 있다.
작가 유진 오닐이 흘린 눈물은 회한이었을 것이다. 가족을 미워하는 것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다. 작가는 긴 시간 그 고통 속에 있었을 것이다. 작품 속에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그려내며 그 고통을 정리하며 정화하지 않았을까. 미워하느라 제대로 사랑하지 못한 시간이 안타까웠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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