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19-04-17 )
작성자 :
남○진
작성일 : 2025-05-10
페이지수 : 214
상태 : 승인
참여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서 선정되어 읽게 된 책이다.
사실 김영하 작가는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알게 되어 매우 좋아하는 작가이긴 하지만, 김영하 작가의 책이 결코 읽기 쉽진 않아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살인자의 기억법', '검은 꽃'.
좋은 책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으나 쉽게 읽혔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는 책들.
과연 김영하 작가가 쓴 산문집은 어떨까, 걱정반 설렘반의 마음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뻔한 여행기가 아닌, 여행지들을 소개하는 관광 도서가 아닌, 진짜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책이었다.
어디에 여행가서 무엇을 보았다, 혹은 무엇을 했다가 아니라
여행을 가게된 이유와, 그 여행을 갈 무렵의 생각, 기분, 혹은 나를 둘러싼 그 무엇들.
인생이라는 긴 문장속에 숨고르기를 위하여 찍어둔 쉼표처럼,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고 다시 또 살아갈 기운을 낸다.
아마 20대때 이 책을 접했다면 별 감흥이 없었으리라.
그 당시에 나에게 여행이란, 평소에 못 가본 곳을 가서 못 해본 일들을 하고 못 먹어본 음식을 먹는, 그런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에 핀 꽃이 예뻐 속도를 늦추고 한참이나 바라보는 일도,
바다냄새를 풍기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해안가를 밤늦게 아무 목적 없이 거니는 일도,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문득 문득 그 순간들을 기억해내고 함께한 이와 그 추억을 나누는 일도 모두 '여행'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