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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희망 : 절망의 시대에 변화를 꿈꾸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 설준규 옮김창비 ( 출판일 : 2017-01-01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5-07
페이지수 : 352 상태 : 승인
멋진 제목이다. 제목에 걸맞는 명문들이 이어진다. 책 전체를 모두 필사하고 싶지만 몇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는 것으로 만족한다. 문장들이 '흐르는 강물을 거꾸러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느껴질 만큼 역동적이다. 저자 솔닛은 후기에서 이 책의 저작 목적을 분명하게 밝힌다. 자기와 같은 활동가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희망에 대해 패배주의적이고 경멸적인 사고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말이다. 어조가 분명한 문장들은 이 목적을 충실하게 보조한다.
솔닛은 제목에서 밝히듯 희망이 그저 밝은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행동하는 것이고, "과거의 횃불을 들어 미래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희망이 야기하는 변화는 완벽한 것이 아니며 점진적이더라도 나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정하고 불평하는 것에 대해 그녀는 "딴죽 거리도 습관"이라며 면박을 준다. 솔닛의 희망은 목적이 아니며 변화를 믿으며 나아가는 것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사실 나에게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다. 당장 일어나야 할 것 같은 솔닛의 문장이 호감이 가지만 내용은 개인적으로 평이한 편이다. 희망은 나에게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아직까지 나만의 개념화를 뚜렷하게 하지 못한 명제이다. 한때 솔닛처럼 희망은 나아가는 것이자 그로 인한 변화이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변화'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이 생겼다. 내가 무언가를 바라고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 즉 변화를 꾀하는 것에 의문이 생긴지 오래이다. 희망이 가진 긍정성 때문에 희망에 대해서 '맹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점도 생겼다. (솔닛이 '딴죽댄다'고 이죽거릴지도 모르겠다.) 어떤 행위를 하는 것이 모종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냥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좀더 강해졌다. 심리학에서 곧잘 이야기되는 '여기 그리고 지금'처럼 미래 지분이 현저히 줄고 현재 지분이 더 커졌다고나 할까. 현장성과 행위를 강조하는 솔닛의 이야기와 거의 같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희망에 대한 나 나름의 이야기를 하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 섬광처럼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솔닛의 '역동'은 조금쯤은 훔쳐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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