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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김기태 소설

김기태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4-05-15 )
작성자 : 이○묵 작성일 : 2025-05-03
페이지수 : 336 상태 : 승인
애초에 남이 권하는 책은 뭔가 눈에 모래를 뿌린 다음에 읽는 느낌인지 오래 못 읽는 버릇이 있다. 자율성이 침해받으면 독서능력에 영향을 받는 것인가 ADHD 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미있게 읽었다. 사서선생님들의 안목이 좋기 때문인가? 아홉편의 단편 소설집인데, 각각의 특색이 있다. 전체적으로 첫 서너 페이지의 문장 구사가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지?' 싶게 산만하여 개인적으로는 흡인력이 상당히 떨어졌지만, 뭘 얘기하고 싶은 건가 하는 부분의 코드가 맞으면 그때부터는 술술 읽힌다.

'나는 솔로'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촬영장 분위기를 묘사한 것 같은 두번째 소설은 지나고 보면 지금 시대상을 어느정도 잘 보여줄 것 같은 민속학적 가치를 가지는지도 모르겠다. 재밌게 읽었다. 앞으로는 나는쏠로 보고 저나이먹고 철없는 것 하고 욕하는 일은 자제하게 될 것 같다. 아이돌판을 재일 교포4세의 시선으로 텁텁한 맛으로 그려낸 첫 편도 인상깊게 읽었다.

각각의 소설 사이 표지가 책을 다 덮은 상태에서 살짝 엄지로 늘어뜨려 보면 절취선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마찬가지로 단편 소설의 관계성도 분절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페이지를 펼치면 흰색과 회색의 격자무늬가 아주 분절되지 않은 연속성을 느끼게 한다. 해봐야 모기장 정도의 격리성일까? 군데군데 언급되는 대중 가요들이 내 연령대랑 비슷한 작가라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게 해서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을 좋아하던 나보다 20세는 많은 세대의 기분이 그런 걸까 하는 기분도 느꼈다.

세번째 편 전조등은 그런 익숙함과 제일 익숙한 등장인물 속에서 깔끔한 기승전결이 났음에도, 어째서인지 싸다 덜 닦은듯한 복선 하나가 두고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때 들이받힌 것은 무엇이었을까?

책의 표제가 곧 단편소설의 제목이었던 편은 내가 또 모르는 세상을 핸드폰 후레쉬로 비춰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한국에 갇혀 있으면서도 국제적일 수 있다는 상투적인 감상 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랑도 아닌 결혼도 아닌 연대의식을 '친한 사이'라고 지칭하다니.. 그들이 살아온 삶에서 아주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주급과 월급을 받아도 모아서 해외여행등 하고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밀린 카드값 변제를 하는 사람의 삶의 동기와 절박함은 분명 격차가 있다. 그 첫 페이지의 산만한 문장을 다시 읽게 해주는 결말 매듭에는 감사를 전한다. 인터넷 밈으로 점철되어 익숙하게 읽히다가도 마지막의 주제의식이랑 통하는 밈이나 케장콘 따위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일베애들이 전파시킨 밈에는 더 빠삭한데도 왜 사회 한켠에서는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걸 나조차도 모르고 살았을까? 반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밑에 내가 듣기 싫게 써놓은 문장을 작가는 이야기를 통해 설득력을 획득한다는 점에서도 역시 작가 '선생'이라고 치켜올리는데는 이견이 없어졌다. 그렇게 살고 있는 내 친구들 누군가를 떠올려 본다.

고향같지 않은 고향을 떠나 온 지 이제 20년도 넘었을 것이다. 연락이 망가져가는 led처럼 점멸을 반복하듯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기약없는 결혼식 축의금 봉투 회수에 생각이 미칠 즈음 경조사도 내려놓고 살아온 삶... 그런 와중에서도 친한 사이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 옳은 걸까? 분명 그들보다 나은 출발선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았는데도 아웃풋은 실선같은 연가시 같은 결과물만 내놓고 있는 나의 삶에 현타가 오게 만드는 책이었다.

**** 읽게 된 동기 :
1.책읽는청주 추천도서 가산점 획득용
2.내 동생의 경우는 한국 영화가 외국영화에 비해 오히려 공감되지 않고 보기 힘들어서 보지 않는다고 아주 오래전에 말한 적이 있다. 나 역시도 한국 문학은 뭔가 동시대 한국인의 느낌이라기보다는 자기들이 보는 주관적이고 특별한 세계만 그리는 것 같아서 안 읽는 것은 아니지만 손에서 놓은지가 오래 되었다. 이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문학의 토양을 다시금 생각해보고 독서마라톤 이전에 몇 권 읽게 되었다. 한강의 서적을 독서마라톤에서 다뤄보고 싶긴 하지만 빌리려면 또 줄 서기가 번거롭기도 하고, 그런 한강을 낳게 한 다른 한국의 작가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경청하는 마음에서 그냥 쉽게 빌릴 수 있는 책 위주로 마지막 사점을 넘어서 눈으로 달리고 있다.

****** 독서마라톤을 마치면서..... : 대회를 마치는 소회를 간단히 밝히자면, 2만 천여 페이지를 회사 다니면서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끊는게 가능할까? 하고 시작은 했지만, 또 하려니 안 되지는 않는구나라고 느꼈다. 구절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사색하는 문장의 퀄리티를 내려면 속주는 놓고 직장도 놓는게 맞겠고. 대회측에서 제시하는 요건을 맞춘다면 어쨌든 가능은 하다. 애초에 헌재에서 각종 위법을 무위로 돌려서 대선판을 짜놨으면 대법은 따르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6만 쪽에 이르는 2심 재판 관련 서류를 검토는 하고 파기환송을 한건지, 챗GPT에다 그 6만쪽 텍스트를 분절해서 업로드해서 재판을 맡겨도 저거보다 낫지 싶은 문해력도 떨어지고 판단력도 떨어지는 단체 환각이나 치매가 의심스러운 사법거래질들을 보고 있자면 나의 한 달여의 독서마라톤은 그보다 훨씬 가치있고 정직하며 성실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윤가놈이 저런 놈인지 이미 코레일 열차에서 앞좌석에 발냄새나는 족발을 구두에서 꺼내서 쭉뻗고 선거운동 한다고 으시대는 순간부터, 계엄까지는 몰랐어도 이 모든 그지같은 사태들이 대충 예상이 되는 수순이었다. 그런 사람 하나만 제대로 지켜봐도 뻔한 일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좋다고 눈 가리고 뽑아주고, 그것도 모자라 청주시장과 도지사 등을 연달아 그쪽 당에서 뽑아다 바친 청주시민 으르신과 2찍 젊은이(대체로 남성이겠지)들은 책 좀 다분야에서 다각적으로 읽고 이 유사민주주의 한국의 정치 지형에 대해 생각을 하고 진짜 사전적 의미 그대로의 계몽 좀 많이 되시라는 뜻에서, 이 안톤오노에게 금메달 뺏기고 빡쳐서 1바퀴는 앞서 달렸던 김동성같은 독주를 완료하였다.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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