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독서마라톤

놀랍다. 그림도 놀랍고 발상도 놀랍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더니 오랜만에 그림책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쩐지 이상했다. 제목은 '별세계'이건만 표지에는 지옥에서 온 듯한 강철 이빨의 물고기(라고 부르기엔 많이 '쎄' 보이는)가 그려져 있다. 옆으로 돌려봐야 하는 그림책은 별세계에 가자고 하면서 자꾸만 바다 밑으로 데려간다. 아주 깊은 바다로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온갖 심해어들이 나타난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작가의 의도를 짐작해본다.
"우리는 고개를 들고 하늘이나 우주만 바라본다, 고개를 숙여 바다도 보라는 것일까?"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다, 바다에는 이런 물고기들의 가득하다?"
어느 쪽이든 눈길을 끌고, 마음을 끌고, 감탄을 자아낸다.
뚜렷하고 정밀한 그림은 '별세계'에서 온 것처럼 화려하고 현란하다. AI의 도움을 받아 작업한 최신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잠깐 스쳐간다. 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가 그리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문양들이 가득하다. 그 능력과 정성에 감동까지 찾아온다.
오래 여러번 들여다보아야 할 그림책이다. 오랜만에 소장 욕구가 생긴다. 한때 유행했던 컬러링으로 만들어져도 좋을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