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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천명관 장편소설

천명관 지음문학동네 ( 출판일 : 2023-05-17 )
작성자 : 이○혜 작성일 : 2025-04-30
페이지수 : 558 상태 : 승인
제목이 왜 고래일까, 책을 손에 들면서 궁금했다. 막상 펼쳐진 이야기는 잠시도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했다.
조금 보다 보니 부두에서 처음 본 거대한 고래에게 담박에 마을을 빼았겼던 금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산골에서 자랐던 소녀 금복은 바닷가에서 처음 본 고래에게 순식간에 매료되었다. 엄마의 죽음에서 느낀 공포를 고래를 통해서 극복한다.

그녀가 고래에게 매료된 것은 단지 그 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언젠가 바닷가에서 물을 뿜는 푸른 고래를 만났을 때 그녀는 죽음을 이긴
영원한 생명의 이미지를 보았던 것이다.이때부터 두려움 많았던 산골의 한 소녀는 끝없이 거대함에 매료되었으며, 큰 것을 빌려 작은 것을
이기려 했고 빛나는 것을 통해 누추함을 극복하려 했으며 광대한 바다에 뛰어듦으로써 답답한 산골마을을 잊고자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바라던 궁극, 즉 스스로 남자가 됨으로써 여자를 넘어서고자 했던 것이다. (345쪽)

금복은 자기가 넘어서려고 했던 여자를 넘어 남자가 되지만 여자일 때 가졌던 생명력을 잃고 결국 몰락한다.

작가가 이야기 속으로 불쑥불쑥 들어와 참견을 하고, 만담꾼 같은 입담으로 즐거움을 준다. 전설이나 신화에서 볼 법한 썰을 마구 풀어내는데 옛날 이야기 듣는 것처럼 재미있다. 춘희가 태어나기 4년 전에 죽은 걱정의 씨라든가, 진작에 죽은 극밥집 노파가 극장의 출입문을 잠근다던가, 걱정의 몸무게가 1톤을 넘어서고, 극장앞의 개가 오랜 세월 그리 묶여서도 여전히 살아있다던가. 모두 옛날 이야기에나 나올법한데 그게 또 그렇게 재밌다.

금복은 고래를 통해서 죽음을 극복했다면 춘희는 코끼리 점보를 통해서 꿈을 꾸고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춘희가 아무도 없는 벽돌공장에서 벽돌을 빚는 장면은 고독한 예술가를 떠올리게 한다. 세상의 누구와도 소통이 어려웠던 벙어리 춘희는 오감이 발다ㅏㄹ하여 자연과 소통한다. 흙, 불, 물이라는 단순한 소재로 벽돌을 만드는데 평생을 바친다. 자신이 그리워하던 엄마 금복, 점보, 점보, 文과 소통하기 위해 벽돌을 만드는 행위, 그 염원하는 마음과 벽돌에 마음을 쏟는 행위는 예술가의 마음과 닮은 것 같다.

금복도, 죽은 그의 아비도, 걱정도, 칼자국도, 코끼리 점보도, 쌍둥이 자매도, 교도소의 청산가리도 모두모두 가슴아프게 남는다. 사람 사는 일이 참 별게 아니구나, 그렇게 애면글면 살아서 무엇하나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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