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고 아름다워요
배슈티 해리슨 글·그림 ; 김서정 옮김책읽는곰
( 출판일 : 2024-10-15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4-28
페이지수 : 68
상태 : 승인
('오늘' 쓰는 '어제(4월 27일)' 일지)
살이 찐 것이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사회의 단면이 너무나 잘 그려진 그림책이다. 예쁜 분홍빛 사이로 색깔 없는 사람들이 상처가 되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는다. 발레복을 입은 아이는 아무런 잘못도 없이 면박을 당하고 눈물을 흘린다. 살이 쪘다는 이유로, '크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의기소침해진다.
상처 받은 아이가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아름답다. 날씬한 것이 아름다운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는 방법으로 자존감을 높이거나 다른 이들과 벽을 치고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기도 한다. 눈물을 흘리던 아이는 사람들의 말을 내면화하지 않는다. 그 말들이 자신을 다치게 하지 않도록 스스로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그림책에는 아이를 도와주려는 도움의 손길이 그려져 있다. 그 도움의 손길은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도록 아이를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아이가 느끼는 슬픔 앞에서 '좋은 어른'들이 보일 수 있는 태도이다.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고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이기도 하지만 아이를 사회의 눈길에 끼워 맞춰 잠깐의 행복을 주려는 미봉책일 뿐이다. 우리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아이가 자신을 받아들이듯 아이의 결정을 받아들이며 응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규정하는 많은 말들 속에서 길을 잃는다. 사회가 말하는 아름다움에 구속 당한다. 그것이 아름다움의 전부가 아닌 것을 잘 알면서도 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정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