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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구경하는 사회 : 우리는 왜 불행과 재난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가

김인정 지음Whale Book : ( 출판일 : 2023-10-15 )
작성자 : 심○희 작성일 : 2025-04-22
페이지수 : 276 상태 : 승인
요즘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면 심심찮게 이런 장면이 나온다. 갑자기 거리에서 소란이 일어난다. 사고가 나거나, 누군가 쓰러지거나, 싸움이 난다. 그 순간 사람들이 각자 손에 핸드폰을 들고 영상을 찍기 시작한다. 그걸 볼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참 인간들이란 얼마나 잔인한 동물들인가?'

현직 기자가 쓴 이 책은 2022년 이태원에서 일어난 대형압사사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당시 구조를 바라며 간절히 손을 뻗는 모습과 의식을 잃고 심폐소생술을 받는 모습 등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그 순간을 담은 적나라한 영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순식간에 퍼지고 수많은 '좋아요' 와 '리트윗'을 받았던 그때를...... 작가는 목격과 구경의 차이점을 이렇게 말한다.

<목격은 눈으로 직접 보는 일이고, 구경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보는 일이다. 보는 일이지만 목격이 가치중립적이라면 구경할 때 눈은 흥밋거리와 관심거리를 찾는다. p24>

나는 그동안 각종 사건사고들을 단순히 흥밋거리로 구경했던 건 아니었을까? 이는 비단 일반 독자들만이 갖는 걱정이 아닌 듯, 현직 기자로서 갖는 딜레마도 털어놓았다.

<고통을 중개하는 일에는 윤리적 딜레마가 따라붙는다. 전달하는 선택을 하는 순간, 동시에 다른 행동을 할 책임을 방기하게 된다는 딜레마 p29>

뉴스는 거의 늘 광고시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그 관계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된 점도 문제삼고 있다.
<고통을 판다, 고통을 본다, 고통은 눈길을 끌고...고통은 돈이 된다. 고통이 자주 구경거리가 됐다는 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이제 고통은 콘텐츠가 되었다..... 그 산업의 틈바구니에서 다른 이들과 함께 버글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고통을 착취하거나 구경하고 모른척 지나친다. p49>

내가 이책을 읽을 때는 경상도에서 일어난 최악의 산불 때문에 온국민이 걱정하던 때였다. 그리고 미얀마에서는 규모 7.7의 강진이 일어났다. 나는 시시각각 속보로 뜨는 뉴스들을 읽으며 가족 단톡방에서 '어쩜 좋아 진짜....' 하며 걱정했다. 그말을 하고 한시간도 안 되어 점심시간 산책을 나갔다 이른 벚꽃이 핀 무심천변에서 벚꽃사진을 찍어 올리며 벚꽃이 벌써 피었다고 좋아했다.
이 책을 읽으며 아래 문장을 읽는데 속으로 뜨끔하며 너무 부끄러웠다. 이건 바로 좀전의 나의 모습이 아니던가!!
<사람들이 뉴스를 고통의 포로노로 소비하며 자신이 처한 안전한 자리에 만족하는데 그치지 않기를 바라며 p122>

작가는 온라인 알고리즘이 걸러낸 개인 맞춤형 뉴스만을 소비, 확대하여 에코체임버 (echo chamber) 효과에 갇히게 된 요즘을 이야기하며 ,
<나에게 심리적으로 또 물리적으로 와 닿지 않는 뉴스는 점차 존재하지 않는 뉴스나 마찬가지가 되어가고 있다 p148> 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기자들을 조롱하듯 부르는 말에 '기레기' 가 있다. 되나마나 흥미위주의 자극적인 기사만을 써대는 기레기들 사이에세 언론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기자의 모습은 신선했다. 매일 쏟아지는 뉴스 기사를 대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고 생각하게 되는 시간들이었다.

<고통을 언제 보여줘야 하고 언제 보여주지 말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고통에서 눈을 떼지 말아야 하고 응시를 참아내야 하는가? 고통을 얼마나 보여주고 또 가려야 하는가?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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