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2: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에 관하여
놈 촘스키 지음 ; 피터 R. 미첼 ; 존 쇼펠 [공]엮음 ; 이종인 옮김시대의창
( 출판일 : 2021-02-10 )
작성자 :
양○영
작성일 : 2025-04-22
페이지수 : 344
상태 : 승인
촘스키는 누구보다 뛰어난 업적을 남긴 언어학자이지만 행동을 촉구하는 정치사상가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문과를 나온 덕에 어학 관련 강의에서 빠지지 않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야말로 학자 촘스키였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보니 그는 학자이기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분야를 망라하고 문제 상황을 지적하는 비평가에 더 가까웠다. 학자보다 더 매력이 있는 건 말해 무엇하리.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는 촘스키가 지난 10여년 간 참석한 대담, 강연 등에서 청중들의 질문에 한 대답을 모아 엮은 책으로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3월에 1권을 읽고 다른 책들에 밀려 이제야 2권을 본다. 1권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권력에 대한 촘스키의 통렬한 비판이 이어진다.
1권과 차이가 있다면 1권은 미국에 대한 비판에 집중되어 있다면, 2권은 미국뿐 아니라 권력, 자본, 노동운동, 지식인들의 위선, 언론 등에 관한 촘스키의 광범위한 식견이 이어진다. 1권이 '신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2권은 앞에 사용한 '통렬'이라는 단어가 좀더 어울린다. 미국이 세계의 지배 권력이기 때문에 논의가 확장되며 이어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촘스키가 권력의 속성을 비판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 지배를 끝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현실적인 언어로 '있는 그대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 비판은 그래서 신랄한 예리함 보다 통렬한 매서움이 강한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이 언어학자는 말한다. 무엇이라도 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자신이 한 말을 지키기 위해 이 고령의 학자는 지금도 세상의 부조리함를 알리는 스피커 역할을 멈추지 않는다. 결은 비슷하겠지만,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3권의 내용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