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정보
가족 답사여행이란 독보적 분야를 개척한 최경숙 저자가 이번엔 인문학 여행이란 타이틀로 도시, 건축, 역사, 자연을 다면적으로 엮어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인문학의 진정한 효용은 앎이 삶의 관점과 방향을 바꿔줄 때 발휘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여행지에서의 시공간을 무한히 확장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이야기들이 들리게 해주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알면 보인다는 말은 상투적인 격언이 되었지만, 몰랐더라면 스쳐지나갔을 풍경 속에서 깊은 울림과 성찰을 대면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는 책의 부제처럼 읽기 딱 좋은 정도의 역사, 건축 지식들이 읽는 재미를 주고, 생생한 사진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남는 건 사진뿐인 여행이 지겨워졌다면, 아이들에게 산지식과 상상력을 전할 여행을 원한다면 한 번쯤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