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 싶을 때는 등껍질이 있다고 생각해 봐” 등에 집을 짊어지고 다니는 달팽이와 거북, 집을 잃고 숨을 곳이 필요했던 사람과 강아지, 도마뱀붙이의 따뜻하고 안락한 우정과 전쟁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은 달팽이 ‘맥스’와 그를 둘러싼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집, 그리고 안식처의 진정한 의미에 관해 말한다. 주인공인 ‘맥스’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전쟁을 피해 폴란드로 떠난 소년이 키우던 반려 달팽이로, 사람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래서인지 사람을 무서워하는 여느 달팽이들과는 다르게 사람의 손길에도 거리낌이 없다. 사람에게 받은 사랑만큼 사람을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단순히 집을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연대하거나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랑’으로 이루어진 마음의 울타리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맥스는 새롭게 살게 된 공간에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난다. 등껍질 속에 머무르며 슬픔을 이겨낸 거북 ‘게르트루다’와 낯선 환경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도마뱀붙이 ‘코스텍’, 그리고 보호소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난 강아지 ‘조시카’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쟁과 버려짐, 그리고 그러한 상실의 순간 속에서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울타리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의 의미를 전한다. 특히 이 책은 다양한 동물들의 시선과 그들의 특징을 통해 고난 및 그로 인해 입은 상처의 회복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로써 어린 독자들에게는 용기를, 다 자란 성인 독자들에게는 따뜻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전쟁과 피난, 그리고 새로운 안식처를 찾아가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중요한 삶의 가치인 ‘집’과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전쟁 속에서 소년과 그의 가족, 그리고 맥스와 맥스의 새로운 가족이 겪는 이야기는 생소하지만 아주 선명하게 다가온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집이 단순히 벽과 지붕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라 사랑과 온기로 함께 연대하는 공간이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세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모든 연령대가 함께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집의 의미,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