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일본식 영어를 쓴다 “전자제품을 애프터서비스 받다가 멘탈 털렸다는 SNS 글을 보았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업체의 제품이라던데 글을 보니 고객에 대한 매너가 왜 그 모양인지 나조차 멘붕이 올 정도였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이 문장에는 우리가 모르고 사용하는 ‘일본식 영어’가 지뢰처럼 곳곳에 숨어 있다. ‘애프터서비스’, ‘멘탈’, ‘SNS’, ‘글로벌 스탠더드’, ‘매너’, ‘멘붕’ 따위다. 이처럼 영어 또는 영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말은 예외 없이 ‘일본식 영어’다. 우리는 일상에서 영어를 수시로 접한다. 한때 영어는 교육깨나 받은 사람들의 품격을 보여주는 듯한 언어였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영어를 보면 영미권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 대다수다. 그 말들이 대부분 ‘일본식 영어’이기 때문이다.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영어는 본래 뜻과 용법이 ‘일본식’으로 굴절되어 ‘재창조’되었다. 이 탓에 정작 영어 사용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한 영어’가 만들졌다. 소위 ‘화제영어(和製英語)’다. 문제는 이러한 말이 아무 거름망 없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는 데 있다. 이 책은 정작 영어권에서는 통하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 ‘이상한 영어’인 ‘일본식 영어’를 살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336개의 ‘일본식 영어’ 낱말을 골라 뽑아 그 본래의 뜻을 알아보고, 의미가 ‘굴절’된 까닭을 밝혔다. 또한 올바른 영어와 우리말 표현이 있는 경우 그 낱말을 제시했다.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밝혔듯, “언어는 사회구성원 간의 약속이자 소통의 기본 요소다. 잘못된 언어는 구성원 간 건강한 소통을 가로막고 왜곡”한다. 이 책은 우리말 곳곳에 스며들어 본래의 말뜻을 곡해하는 ‘일본식 영어’를 살펴, 우리 언어가 바르게 소통되는 데 디딤돌이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