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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변이: 리디아 데이비스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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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불안의 변이: 리디아 데이비스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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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3.6-데69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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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데이비스의 짧은 ‘이야기들’은 지성과 철학, 웃음을 발산하도록 정밀하게 짜이고 준비된, 빈틈없이 유기적인 구조, 기지 넘치는 장치들이다. 그들은 생각의 우주를 찬미하는 동시에 형식을 재정의한다. - 알리 스미스(소설가) * 심장이 운다. 머리가 심장을 도우려 애쓴다. 머리가 심장에게 상황을, 다시, 말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기 마련이야. 모두 사라지는 거야. 하지만 지구도, 언젠가는, 사라져. 그러자 심장은 조금 괜찮아진다. 그러나 머리의 말은 심장의 귀에 오래 남지 않는다. 심장은 이 일이 너무 낯설다. 그들을 되찾고 싶어, 심장이 말한다. 심장에게는 머리밖에 없다. 도와줘, 머리. 심장을 도와줘. - 리디아 데이비스, 「머리, 심장」 10행에 불과한 이 작품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시? 에세이? 단편소설? 또는 … ? 리디아 데이비스는 자신의 글들을 그냥 ‘이야기’로 불러주길 바란다. 자신에게 단편소설이란 “체호프나 플래너리 오코너, 모파상이나 앨리스 먼로 풍으로 대화와 인물, 배경 등을 갖추고 전개되는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가리키는 단어인데, ‘단편소설(short story)’에서 ‘short’을 떼어내고 남은 ‘이야기(story)’라는 단어로써 일반적인 단편소설의 형식을 비껴가는 더 짧고, 더 기이한 형식들을 두루 포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그의 대담한 형식들은 기존의 형식에 대한 도전이나 저항이라기보다 넉넉한 포용과 유연한 확장에 가깝다. 이 책에 실린 글들만 살펴봐도 산문시, 독백, 항의 편지, 에세이, 우화, 연구 보고서(「보고 싶다」, 「헬렌과 바이」), 질문을 가린 문답(「배심원 의무」), (딸꾹질하는) 구술 기록, 팬픽션(「카프카, 저녁을 요리하다」는 카프카의 『밀레나에게 쓴 편지』의 구절들을 모아 가상의 인물 카프카를 탄생시켰으므로 팬픽션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미스터리한 프랑스어 수업(「프랑스어 수업 1), 어색한 번역 투로 쓴 마리 퀴리 약전(「마리 퀴리: 너무나 고결한 여인」), 문법 질문, 그리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단편소설까지 실로 다양하다. * 『불안의 변이』에 실린 여러 작품이 리디아 데이비스처럼 번역가이거나 작가인 듯한 화자의 서술로 구성된 데다,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관계와 결혼, 육아, 이별, 나이 듦, 질병, 돌봄, 상실, 애도와 관련한 심리적 경험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의 화자와 현실의 작가를 겹쳐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물론,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작가가 구성한 이야기이므로, 이야기의 효과를 위해 사실을 수정하거나 재배열하거나, 아예 새로 창조하기도 했을 것이다). 데이비스는 1974년에 소설가 폴 오스터와 결혼했고 아들 하나를 두었으며 1981년에 이혼했다. 관계의 균열과 파국,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는 감정을 그린 「치료」, 「이상의 다섯 가지 징후」, 「글렌 굴드」의 화자와, 아들을 전남편에게 보내고 혼자 남아 슬퍼하는 「시골에 사는 아내 1」의 화자처럼 데이비스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이혼 뒤 데이비스는 한동안 혼자 아이를 키운 듯하고, 대학 강의와 그가 “정직한 생계 수단”이라 표현한 ‘번역’으로 생계를 꾸렸다. 1987년에 데이비스는 「갑상선 일기」에 등장하는 남편처럼 미술가인 앨런 코티와 재혼했고, 「우리의 여행」에 등장하는 가족처럼 아들 하나를 두었다. 그 밖에도 작품 곳곳에, 리디아 데이비스의 흔적들이 직접적으로든, 은근히든 남아 있다. * 리디아 데이비스는 독창적이고 대담한 형식만이 아니라, 정밀하게 구축한 단어와 문장, 짐짓 무심을 가장한 영리한 유머로 우리의 감정과 생각, 말과 행동의 한 단면을 포착해낸다. 그의 이야기들을 읽는 동안 우리는, 우리 안에 자리한 불안과 공포, 집착, 실망을 인자하게 어루만지는 현자를 만난다. 우리 안에 자리한 비합리적인 해석, 모순적인 동기, 터무니없는 착각, 자기기만을 재치 있게 풍자하는(가끔은 익살스러운 몸짓도 마다하지 않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만난다. 수수께끼 같은 문장을 툭 던지고 사라지는 선승의 뒷모습을 만난다. 평범한 일상의 한순간이 기이한 부조리극의 한 장면으로, 목가적인 전원 풍경이 어두운 미스터리의 배경으로 변신하고, 익숙한 일상의 난제 하나에서 사색의 실타래가 풀려나오는 마법을 경험한다. 그리고 우리처럼 오해하고 불화하고 불안해하고 늙어가는 사람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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