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 대 지나지 않는 고즈넉한 시골길, 어느 이른 아침. 현관을 뛰쳐나와 냅다 달리는 아이가 있다.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학교에 늦으면 안 되는 날이라는데, 마음이 급할수록 몸은 따라 주지 않고 달려도 달려도 학교는 보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오늘따라 기이한 방해물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악어가 숨어 있는 물웅덩이, 미로가 돼 버린 육교에,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땡땡거리는 기찻길 차단기까지. 하지만 당황할 틈조차 없다. 물에 젖어 찜찜한 운동화도, 땀범벅 이마도 지금은 신경을 쓸 수가 없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기다리길래 이토록 서두르는 걸까? 과연 소년은 바랐던 대로 8시 정각에 도착할 수 있을까? 7시 47분부터 8시까지, 1분 단위로 구성된 독특한 콘셉트의 활기 넘치는 그림책이다. 주인공 소년을 따라 경쾌하게 질주하다 보면 마지막 엔딩에서의 시원한 여백이 오랜 여운을 안겨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