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이 체질, SF 소설가 곽재식의 이상하게 빠져드는 고전 읽기 이토록 신기하고 흥미로운 고전의 세계 설화, 전설, 민담, 실록… 옛이야기의 기상천외한 반전! 이만큼 엉뚱하고, 독창적이다 못해 괴이한 고전 읽기가 있을까? 소설가 곽재식은 조선 시대 야담집을 펼쳐 들고 중생대로 떠나는가 하면, 이상야릇한 생명체와 신선 이야기를 오가다가 대뜸 네안데르탈인의 후예가 한반도 어딘가에 살아남아 있는 건 아닌지 근거 없는 상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조선 후기 이야기책에 등장하는 동굴 전설과 쥘 베른의 SF 소설을 겹쳐 보다가, 갑자기 정약용의 「칠실관화설」을 꺼내 들고 자못 진지하게 지하 세계의 물리학을 설명하는 기괴한 흐름은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도대체 『금오신화』에서 현대 과학의 원리는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삼국사기』에서 어떻게 토성의 외계인 이야기가 튀어나올 수 있을까? 그저 상상에 불과한 이야기라고 할지언정, 근거가 아예 없는 허무맹랑한 소리는 아니다. 익숙한 고전에 호기심 가득한 소설가의 풍성한 과학적 상상력을 덧붙여 놓고 보면 옛 문학작품도, 먼지 쌓인 사료도, 처음 읽을 때와는 사뭇 그 느낌이 달라질 것이다.